넌 아름다운 친구야 - 책 읽는 가족 24 책읽는 가족 24
원유순 지음, 김상섭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난 한센병, 우리가 흔히 문둥병이라고 말하는 한센병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다. 그저 걸리게 되면 손, 발이나 얼굴이 문드러지는 무서운 병이라는 것과 전염성이 있기 때문에 옛날부터 그 병에 걸린 사람들은 격리시켰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야 난 한센병이 어떤 병인지 제대로 알게 되었다. 한센병은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전염성이 강한 병도 아니었고, 어렴풋이 짐작했던 것처럼 유전이 되는 병도 아니었다. 그리고 뭣보다 이제 한센병은 현대의학으로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병이라는 것이었다.

 

어쩌면 이 책의 마지막에 나오는 것처럼 이제는 사람들이 무섭게 여겼던 한센병은 암보다도 더 못한 가벼운 병일 것이다. 한센병은 이제 더 이상 불치병이 아니라 치료 가능한 병이니 말이다. 오히려 완전한 치료가 힘든 암이야 말로 우리가 무서워해야 할 병일 것이다. 그걸 보며 더 많은 걸 느끼게 되었다. 제대로 몰랐을 때는 암보다 한센병을 더 무서운 병으로 알고 꺼려했지만, 정작 우리가 무서워하고 조심해야 할 병은 한센병이 아니라 암이었다. 이처럼 우리가 꺼려해야할 것은 한센병에 걸린 이들이 아니라 잘못된 지식으로 갖게 되는 잘못된 편견이 아닐까 싶다.

 

한센병에 걸렸던 할아버지와 아버지 때문에 자신도 그 병에 걸릴까봐 걱정했던 미우, 그리고 그 때문에 결혼하려 했던 남자와 헤어진 미선이. 하지만 미우 가족 중에 미우 아버지 외에는 한센병에 걸린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한센병에 걸린 사람들이 사는 희망 농장으로 이사왔던 정민네는 한센병이 아닌 암 때문에 다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많은 이들이 잘 알지 못했기에 그저 무섭게만 여겼던 한센병. 더 이상 무서운 병이 아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사회가 만든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그 때문에 고통 받았을 당사자들과 그 가족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을 통해 미우 같은 친구들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미우에게 아름다운 친구들이 더 많이 생겨나길 바라본다.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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