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 현상 - 5학년 2학년 국어교과서 국어활동(가) 수록도서 책읽는 가족 50
이금이 지음, 김재홍 그림 / 푸른책들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부모가 되니 아이들의 생각과 아이들의 마음이 너무 궁금해졌다. 나도 분명 아이였을 때가 있었는데도, 커버린 지금은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을 영 모르겠다. 꼭 피터팬의 나라, 네버랜드를 떠나온 웬디처럼 말이다. 어렸을 때는 나도 호기심 많고 모험심 많은 아이였는데.

 

우리 때보다 더 일찍, 또 빨리 멀티미디어에 노출이 되어 자라는 요즘 아이들. 확실히 우리 때보다 더 일찍, 또 빨리 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깨우쳤다. 하지만 아이들은 역시 아이들. 요즘 아이들이라 하더라도 아이다움의 순수함은 아직 남아있는 듯하다. 아이라면 누구나 누군가에게 관심 받고 싶고, 사랑 받고 싶어 한다. 이 책에 담긴 다섯 편의 이야기에 표현된 아이들의 공통된 마음 역시 이것이었다.

 

애인 있는 친구를 남몰래 짝사랑 하는 효은이, 날마다 여기저기 이름을 속이고 전화하는 성규, 아무도 없는 공원 벤치에서 저녁을 맞이하던 아이, 시골에서 전학 와서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던 아이, 집안 환경을 친구들에게 보이고 싶어 하지 않던 장수, 엉뚱한 친구를 자신의 마니또로 오해한 혜주, 묵묵히 혜주의 마니또 역할을 하던 종철이. 모두가 마음에 외로움이 있어보였다.

 

종종 나는 모든 것이 풍요롭고 많은 것들이 편리한 세상에 태어난 요즘 아이들이 부러워했었다. 근데 이 책을 보고 나니, 그것이 그리 좋은 것만은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달리 생각해보면 어쩌면 모든 것을 갖지 못해, 그러한 것들로 인해 불편하게 사는 요즘 아이들도 있다는 것이기도 했다. 난 대학생이 되어서야 사용했던 핸드폰과 컴퓨터, 이메일을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생 때도 아니고 유치원생일 때부터 사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오래 지난 옛날 기종의 핸드폰조차 갖지 못하기도 하고, 집에 컴퓨터가 없는데도 피씨방 조차 쉽게 갈 수 없는 아이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우리 때 느꼈던 절대적 빈곤과 요즘 아이들이 느끼는 상대적 빈곤 중 어떤 것이 더 힘든 걸까. 난 상대적 빈곤이 더 힘들게 느껴질 거라고 생각한다. 절대적 빈곤은 나만 어렵다는 생각이 안 드는데, 상대적 빈곤은 나만 어렵다고 느끼게 하니 말이다.

 

그러기에 요즘 아이들이 더 외로움을 많이 타게 되지 싶다. 나만이라는 생각은 또 혼자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니까. 이 책 속에 나왔던 친구들처럼 말이다. 외로움을 가슴에 담고 있는 책 속의 친구들.. 누군가가 자신에게 다가와 주기를 자신도 모르게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많은 친구들이 이 책을 읽고 옆의 친구에게 먼저 다가갈 수 있는 용기를 내길 바래본다.

 

 

 

- 연필과 지우개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