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북 동화 보물창고 46
조지프 러디어드 키플링 지음, 존 록우드 키플링 그림, 원지인 옮김 / 보물창고 / 201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글북은 동화로 영화로 많이 만나봤던 이야기다. 하지만 너무 오래전에 만났던 탓에 세세한 이야기들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저 그때의 느낌만이 어느 정도 남아있을 뿐. 가끔씩 어렸을 때 읽었던 책을 어른이 된 후 다시 읽게 될 때가 있다. 그러면 어떤 책은 어렸을 때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 나겨질 때가 있다. 이 <정글북>이 그랬다. 작가의 시각에 따라 이야기가 주는 느낌이 달라서이기도 했지만, 어렸을 때와는 달라진 내 생각의 차이가 아마도 더 컸지 싶다.

 

어렸을 때 읽었던 <정글북>에서는 모글리의 늑대와 생활이 굉장한 모험처럼 여겨졌고, 오히려 인간과의 생활이 조금 안타깝게 여겨졌다. 그리고 조금 커서 읽게 된 <정글북>에서는 부모를 잃어버린 채 늑대들과 살았던 것이 안타깝게 여겨졌고, 인간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 불쌍하게만 여겨졌다. 하지만 어른이 돼서 읽게 된 <정글북>에선 모글리의 시각에서 그려졌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늑대와 인간 사회에서 다양한 삶을 경험을 하며, 태초의 자연인처럼 자연의 법칙에 따라 자연과 교감하며 사는 모글리가 오히려 행복해보였다.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는 자유로운 삶, 하지만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외로운 삶... 이것이 늑대인간 모글리의 삶이었을 것이다. 늑대무리에도 인간사회에도 속할 수 없었으니 말이다. 늑대무리에선 그의 겉모습을 보고 인간이라 하며 밀어냈고, 인간사회에선 그의 행동방식을 보고 늑대라 하며 밀어냈으니 말이다.

 

그를 보면서 문득 떠올렸던 건 청소년들이었다. 이제 아이도 또 그렇다고 아직 어른도 아닌 청소년들. 어른들은 청소년들을 모글리처럼 이리 몰고 저리 모는 것은 아닌지 싶다. 어쩔 땐 다 컸으니 어린애처럼 굴지 말고 자기 일은 알아서 하라고 하고, 어쩔 땐 아직 어리니까 어른 흉내 내지 말라고 하고 하면서 말이다. 아이도 어른도 아닌 청소년들이 이 <정글북>을 본다면 어떤 생각을 갖게 될까 참 궁금하다. 모글리를 보면서 동질감을 느끼지 않을까.

 

그래도 청소년들은 시간이 가고 좀더 자라면 결국 어른이 된다지만, 모글리는 아무리 시간이 가고 자라더라도 늑대무리에도 인간사회에도 속하지 못 할 테니, 더 외롭겠지만...

 

 

 

- 연필과 지우개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