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수다쟁이 마놀리토 익사이팅 북스(Exciting Books) - 3단계(11세이상) 1018
엘비라 린도 지음, 유혜진 그림, 김미선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동글동글 안경잡이 마놀리토>를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다 읽자마자, 재빨리 <꿈꾸는 수다쟁이 마놀리토>를 집어 들었다. <동글동글 안경잡이 마놀리토>가 집 밖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많았다면, 이번 책에는 집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많이 담겨있었다. 

사건, 사고가 많은 마놀리토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웃느라 정신이 없다. 헌데 난 한 이야기에서만은 휴지로 눈물을 훔쳐가면서 마놀리토의 이야기를 읽어야만 했다. 어쩌면 마놀리토에겐 산타클로스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보다 더 큰 충격이었을 것이다. 마놀리토가 엄마에게 주려고 열심히 선물을 만들어 왔는데, 엄마가 동네 아주머니한테 그동안 자신이 줬던 선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게 된 것이다. 엄마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처럼 자신의 선물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엄마가 자신의 선물을 좋아한다고 굳게 믿고 있었던 마놀리토에겐 정말 큰 충격이었다.

그런 마놀리토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을 짓게 되었다. 상처받은 아이의 마음이 책을 통해 나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하나 뿐이 없는 엄마. 가끔은 혼도 내고 무섭기도 한 엄마지만 아이에게 엄마란 가장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었다. 때때로 말을 안 들으면 따귀까지 때리는 엄마지만 그럼에도 마놀리토에게 역시 엄마란 세상에서 하나 뿐인 엄마였던 것이다. 엄마가 자신의 선물을 좋아하고 소중히 여기는 줄로만 알았는데, 엄마는 그것을 그저 재미있고 우스운 선물로만 여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게다가 창피하게도 그 때문에 울고 있는 모습을 엄마에게 보여 버리고 말았다. 마놀리토는 엄마에게 주려고 만든 선물을 엄마 앞에서 북북 찢어버리고는 화장실로 도망쳐 버렸다. 그런 마놀리토를 보며 얼마나 마음이 아팠을까 싶어 난 마놀리토와 같이 눈물을 흘렸다. 그런 다음에 바로 든 생각은 아이를 키울 땐 아이 앞에서 뿐 아니라 평소에도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겠다는 것이었다. 이젠 나도 엄마가 되고 보니, 아이의 입장에서 뿐 아니라 엄마의 입장에서도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언젠가 우리 아이도 마놀리토처럼 커서 엄마한테 주겠다고 선물을 만들어 오면 잘 간직해줘야지 싶다. 아이가 만든 작품을 전시 해놓는 책장도 만들어 놓고 말이다. 과연 우리 아이가 엄마에게 만들어주는 첫 선물은 무엇일지 정말 기대된다. 



- 연필과 지우개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