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의 판타스틱 사생활 보름달문고 29
요안나 올레흐 지음, 이지원 옮김, 윤지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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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분명 열두 살이라는 나이를 보냈음에도 어른이 되고 나니, 어린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았다. 여섯 살짜리 조카도, 두 살짜리 울 아들도. 요 녀석들도 곧 열두 살이 될 테니, 미리 열두 살짜리 아이들의 마음을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 싶었다. 이 책은 매일매일 빠짐없이 자신의 사생활을 기록해놓은 열두 살의 소년, 미지오웩의 일기장이었다. 책 제목도 <열두 살의 판타스틱 사생활>. 근데 열두 살 아이에게 사생활이 있다면 과연 어떤 걸까.

 

미지오웩의 일기를 읽다보니, 분명 열두 살짜리 아이에게도 사생활이 있었다. 어른과 다른점이 있다면, 미지오웩의 사생활은 너무나 흥미진진하다는 것. 꾸밈없는 솔직담백한 열두 살 소년의 일기장에 적힌 하루하루는 너무 신나고 재미있었다. 아이 나름대로 고민도 있고 걱정도 있긴 했지만, 어른인 내가 보기에는 그 자체도 너무나 재미있기만 했다. 미지오웩의 일기장을 보면서 나의 열두 살은 어땠나 돌아보게도 되고 우리 아이들의 열두 살은 어떨까 그려보게 되었다.

 

나도 어렸을 때 일기도 쓰고 했는데, 나도 일기장을 버리지 말고 모아둘 걸 그랬다. 그랬으면 나의 어린 시절을 더 잘 기억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일기를 쓸 나이가 되면 난 꼭 버리지 않고 잘 모아둬야지. 근데 아이들 일기장에 내 이야기가 담겨 있으면 어떡하지? 우리 엄마는 요리를 못한다던가, 청소를 잘 안 한다던가 하는 나의 적나라한 모습들이 아이들 일기장에 담겨 있다면. 그래도 버리지 말아야겠지? 항상 아기일 것만 같은 우리 아이들이 훌쩍 자라버렸을 때 다시 아이들의 일기장을 꺼내 읽는다면 미지오웩의 일기장처럼 재미있는 웃음을 가져다 줄 테니까.

 

 

 

- 연필과 지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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