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워라 - 자녀의 미래를 결정하는 부모 멘토링
와다 히데키 지음, 오근영 옮김 / 더난출판사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요즘 들어 교육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면서 나는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단어를 좋아하게 되었다. 요즘 모 광고에서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말보다 스스로학습이란 더 쉬운 표현을 쓰자고 하지만, 이상하게도 스스로학습보다는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말이 더 끌렸다. 스스로학습은 스스로 알아서 한다는 의미가 더 강하다면, 자기주도학습은 자신이 주체가 되어 계획하고 실천한다는 의미가 더 강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런 자기주도학습은 나만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요즘 교육에 대세이기도 하다. 그러니 광고에서조차 자기주도학습이라는 단어를 활용해 카피를 만드는 거겠지만. 거기에 더해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관련 서적도 잇달아 나오고 말이다. 그러다 내 눈에 뜨인 책.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워라>. 그렇다 난 책 제목 그대로 아이는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었다. ‘자녀의 미래를 결정하는 부모 멘토링’이라는 말도 참 좋았다. 자녀의 멘토가 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참 멋진 일이었으니까.

 

헌데 이 책의 내용은 책 제목과 달랐다.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로 키워라>는 내용은 이 책의 일부분만 차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오히려 이 책의 소제목이었던 ‘자녀의 미래를 결정하는 부모 멘토링’이 더 이 책의 제목다웠다. 이 책은 교육이나 공부법보다는 사춘기, 교우관계 등 좀 더 포괄적인 10대 자녀와의 교감법을 다루고 있었다. 오히려 이 책은 스스로 공부하는 아이가 아닌 스스로 자립하는 아이로 키우는 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체계적이고 분석적인 학습 지도법이나, 공부에 흥미를 갖게 하는 노하우나 비법이 있길 기대했던 나에게는 좀 실망스러운 책이 아닐 수 없었다.

 

게다가 나를 더 혼란스럽게 했던 것은 글의 중심이 왔다갔다하는 것이었다. 어쩔 땐 부모를 대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다가, 또 어쩔 땐 10대 자녀들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다가 하면서 말이다. 도대체 부모를 위한 책인지, 10대들을 위한 책인지 알 수가 없었다. 또 그렇다고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아니었기에 혼란은 더 했다. 그냥 부모가 먼저 읽고 필요한 부분을 자녀들에게 직접 읽히길 바랐던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책 제목이 내용과 맞았다면 내 실망이 조금은 줄지 않았을까 싶다. 비록 정신은 없었지만, 아주 도움이 안 되는 내용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학창시절 따돌림을 당했었다는 작가의 고백과 그런 그가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세상과 마주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준 그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는 참 인상 깊었다. 그에게 그런 어머니가 있었기에 그는 학창시절 그런 일을 겪었음에도 세상의 음지가 아닌 양지에 설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자녀에게 부모의 역할이, 어머니의 역할이 참 크다는 걸 새삼 더 느끼게 되었다.

 

특히나 그가 따돌림을 당한 사실을 어머니에게 말했을 때 그의 어머니가 해주셨다는 말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아마 그 아이는 네 말대로 바보에다 나쁜 녀석일 거야. 하지만 밖에서도 그렇게 말하면 너만 손해 보게 될 거야’ 단호하지만 분명한 사실을 알려주는 말이었다. 특별히 따돌림 당한 자신의 자녀를 무작정 위로하려들기 보다는 분명하게 자녀의 상황을 알려주며 대처해야할 방법을 알려주는 말이었다.

 

작가는 어머니의 그런 말에 의해 더 위안을 받았다고 했다. 그의 어머니가 따돌림 당한 것을 안타깝게만 여겨 그를 위로하려고만 했다거나, 아니면 그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따돌림 한 친구를 욕하기만 했다면 그는 그 사실을 바르게 이겨낼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어머니는 그가 따돌림 당한 사실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바로 마주볼 수 있게 해주었던 것이다. 아이가 무슨 일을 겪었을 때 부모가 어떤 반응을 보이냐에 따라 아이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에게 부모는 세상을 바라보는 통로니 말이다. 아이가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도록 바른 통로가 되어주어야 할 텐데.

 

아기가 걸음마를 배울 때 부모는 아기가 스스로 걸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만 하지. 항상 아기 손을 붙잡고 걸음마를 도와주지 않는다. 그리고 아기가 혼자 걸을 수 있게 되면 더 이상 걸음마를 도와주지 않는다. 그건 어떤 부모나 마찬가지 일 것이다. 헌데 왜 공부에 대해서 만큼은 그렇게 되지 않는지. 아기에게 걸음마를 가르쳐 줄 때처럼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부모는 도우는 역할에 충실해야 하지 않을까.

 

 

 

- 연필과 지우개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