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트이는 페미니즘`이라고 했지만 입을 열지 않아도 된다는 데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말이 안통할 것 같은 사람에게는 억울해도 대충 넘어가곤 했던 나같은 사람에게는 면죄부를 준 기분이었다. 자기가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를 배울 생각이 없는 사람을 설득하게 위해 속 끓일 필요 없다. 그것 역시 가부장제가 규정해 놓은 여성의 틀 안에서 역할을 수행하려 애쓰고 있었던 거구나 싶다. 입은 안떨어지지만 부당하다고 느꼈던 경험을 긍정해주고, 그 안에 있는 권력관계를 꼬집어 준다. `뭘 그렇게 과민하게 그래`? `좋게 넘어가자`같은 말에 내가 이상한가라고 생각해본 적이 있기에 통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