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질문이 불편하다 - 나태함을 깨우는 철학의 날 선 물음들
안광복 지음 / 어크로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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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황한 답변으로 질문의 핵심에서 벗어나 보편타당한 결론에 도달해놓곤, 질문에 대해 저자가 답변한 듯 느끼게 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독자들 또한 수월하게 결론에 도달할 테니 이게 꿩먹고 알먹고, 옆에 까뚜리는 광광 우럭따..

일례로, 민주주의의 맹점을 언급하며 시작하는 꼭지는 그에 내용 없이 독재자와 탁월한 지도자를 구분하며 내용을 전개하다, 스스로 잘 판단해야 한다면서 끝맺는다. 그 맹점은 시민의 무지나 판단력으로부터 기인한다는 식의 인식도 그렇지만, 독재자와 탁월한 지도자는 한끗 차이라서 ‘역사‘가 되기 전까지는 누구에게도 판단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무시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 심지어 꼭지 도입 부분에서 소크라테스의 의견에 찬성하는 인용으로 시작해놓고는, 그에 대한 일말의 비판 없이 상반되는 결론을 맺는 놀라운 전개 능력에 ㅂㄹ과 이마를 치느라 가슴팍을 칠 손이 모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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