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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생각하기 - 손과 몸을 쓰며 사는 삶이 주는 그 풍요로움에 대하여
매튜 크로포드 지음, 윤영호 옮김 / 사이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진리라는 듯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말하지만, 그 선호에는 차이가 있다. 저자는 정치철학 박사이자 모터사이클 정비사이다. 그러나 장인정신으로 지금의 선택한 것은 아니다. 본업에서 어떤 역경을 겪은 후, 지금 일을 하게 된 것도 아니다. 그런 틀에 박힌 에세이와는 달리, 직업에 대한 고정관념을 비판하며 정비사의 가치와 그와 반대로 반골기질 없이는 이런 선택을 하기는 어려운 현실에 대해 말한다. 저자는 손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는 손으로 글을 쓰며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 나사를 조이고 기름칠을 하며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칼보다 강한 펜'으로 승패를 가르는 지금의 교육에 대해, 뻔한 말 뒤에 감춰진 위선을 드러낸다. 이런 삶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삶이 조금 풍요로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