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소녀 - 소설로 읽는 사랑철학
요슈타인 가아더 지음, 이정순 옮김 / 현암사 / 2005년 1월
절판


대도시에서 어떤 특정한 사람을 찾아내는 일은 그리 쉽지 않아. 더구나 우리가 바라던 대로 길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그런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지. 그래도 우린 가끔 그렇게 되길 바란다고. 난 이 과목을 수강할 생각이었고, 떠나기 직전에 날 구속하고 싶진 않았어. 하지만 두 사람이 모든 걸 제쳐놓고 서로 기다리는 일에만 몰두한다면 그들이 우연히 만나는 건 뭐 그리 대단한 기적도 아니야.-131쪽

우린 다른 사람의 과거를 소유할 순 없어. 올라브씨. 문제는, 우리가 하나의 미래를 공유할 것인가 아닌가이지.-132쪽

허블우주망원경은 천문학자였던 허블에게서 이름을 따왔다.그는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안드로메다 성운이 단지 우리가 속한 갤러시안의 먼지와 가스로 이루어진 구름에 지나지않는 게 아니라, 은하계 외부에 있는 또 하나의 독자적인 갤럭시라는 걸 처음으로 발ㄴ견했다. 은하가 여러 갤럭시 중의 하나라는 확실한 증거는 우주에 대한 천문학자들의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허블의 가장 중요한 발견은 1929년에 규명한 다음과 같은 사실이다. 즉 갤럭시는 은하에서 멀수록 더 빨리 움직인다는 것. 이 발견이 이른바 빅뱅 이론의 실제적인 토대이다. 이 이론을 따르면- 실제로 오늘날 거의 모든 천문학자가 이 이론을 따르고 있다- 우주는 120억 년 내지 140억 년 전의 빅뱅으로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건 오래전, 까마득히 오래 전의 일이다.
우주의 역사를 하루에 비유한다면 지구는 아마도 느지막한 오후에 태어났을 것이다. 공룡들은 자정이 되기 몇 분 전에 등장했고, 인류는 자정이 되기 불과 2초 전부터 존재하게 되는 셈이다..-139쪽

우리가 현재 살고 있다는 사실,우리 모두가 단 한 번 아주 짧게 삶을 체험하도록 허용돼 있다는 사실은 얼마나 엄청난 모험이겠니? 어쩌면 저 우주망원경은 우리가 이 모험의 실체를 파악하는 일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저 대기권 밖 갤러시들의뒤에는,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의 답이 있을지도 모르겠구나.-152쪽

우주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하나의 거대한 퍼즐게임에 비유할 수 있을 듯하다. 여기서 중요한 게 심리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마찬가지겠지.어쩌면 이 수수께끼의 해답은 우리안에 있는지도 모른다.우린 여기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지. 우리가 우주란 말이다. 우리가-153쪽

누구도 유클리드의 기하학이나 원자의 주기율과 눈물 흘리며 작별한 적은 없었다. 느 누구도 인터넷이나 구구단과 헤어져야 해서 눈물방울을 쥐어짠 적은 없었지. 눈물로 헤어져야 하는 것은... 우리가 이별을 고해야할 세계란다. 바로 인생, 동화, 모험이다. 그 모든 것과 헤어지면서 우린 진정 사랑하는 몇 안되는 사람과도 작별해야만 한다.-161쪽

인간에게 있어서 사랑하는 어떤 것을 잃는다는건, 그것을 아예 갖지 못했던 것보다 더 고약한 일일 수 있다. 곰곰이 생각해봐라. 오렌지소녀가 스페인에서 돌아온 뒤 반년 동안 매일 만날 수 있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이, 그녀를 아예 만나지 않았던 것보다 더 나을 수 있었겠는지 생각해보란 말이다. 다른 동화에서도 마찬가지란다. 신데렐라에게 누군가가 "넌 이 놀이를 1주일밖에 즐길 수 없다." 했다면, 그래도 신데렐라는 왕자님을 따라 왕궁으로 갔을까? -175쪽

있을 것 같지 않은 것에 대한 꿈을 가리키는 고유한 이름이 있다.그걸 우리는 희망이라고 부르지. 희망이라고.-1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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