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안!...어어...어디 가?...나도 잘 모르겠어...그래?...응...그거 멋지다...왜?...어디로 가는지 모르면 아무데나 갈 수 있잖아 - P110

사실 괜찮지 않았다. 조금도 괜찮지 않았다. 다만 그 괜찮지 않음을 피하고 싶지 않았다. 사실 그것은 어떻게 보자면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괜찮지 않음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 일이 있은 후 그 괜찮지 않음은 늘 그녀와 함께했으니까. 숨 쉬는 공기는 괜찮지 않았고 지나가는 바람도 괜찮지 않았다. 결국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똑바로 바라볼 수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씨안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선택의 문제도 아니었고 노력으로 가능한 문제도 아니었다. 다만 피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 피하지 않는다는 것이 어떤 방식을 말하는 것인지 여전히 알 수는 없었다. - P142

씨안은 그런 식으로 ‘괜찮지 않음‘을 견디고 있었고 결국 그녀는 괜찮아졌다....그녀는 괜찮음으로 괜찮지 않음을 견뎠으나 시간이 지나자 결국에는 둘 사이를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해졌다. - P192

그녀는 가볍게 말을 내뱉지 않음으로써, 그 어떤 것도 함부로 표현하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더 많은 소통의 접촉면을 가질 수 있었다. 함부로 묻지 않음으로써, 물음을 조용히 삭이면서, 묻고 떠드는 대신 타인을 깊숙이 응시한다. 응시하다 보면 배려할 수 밖에 없고 배려하다 보면 옹호할 수 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사람의 귀가 되고 눈이 되어 세상을 호흡하게 된다. 절대로 ‘네가 좋아‘라고 말하지 않는 호의, 상대방이 좋을수록 더욱 깊숙이 자기 안에 침잠하는 것이 씨안, 민주, 을의 라이프 스타일이다. - 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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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자살은 가해였다. 아주 최종적인 형태의 가해였다. 그가 죽이고 싶었던 것은 그 자신이기도 했겠지만 그보다도 나의 행복, 나의 예술, 나의 사랑이었던 게 분명하다. 그가 되살아날 수 없는 것처럼 나도 회복하지 못했으면 하는 집요한 의지의 실행이었다.(178페이지)

사랑하는이름들을힘껏지키는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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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생물이다" 타자를 온전하게 이해할 수 없다는 불가능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놀라워하고 또 아름다워할 수 있다.

 

어쩌면,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끝에,"

 

나는 내가 가야 할 곳을 정확히 알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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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 지속될 수 없는 것을 바라다보면, 그 덧없음으로 말미암아 사람은 쉽게 불행해진다. 따라서 나는 차라리 소소한 근심을 누리며 살기를 원한다. 이를테면 ‘왜 만화 연재가 늦어지는 거지‘, ‘왜 디저트가 맛이 없는 거지‘라고 근심하기를 바란다. 내가 이런 근심을 누린다는 것은, 이 근심을 압도할 큰 근심이 없다는 것이며, 따라서 나는 이 작은 근심들을 통해서 내가 불행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23

...요컨대, 상대를 따뜻하게 대해주는 일상적인 습관이 중요합니다. 지금 이 순간 두사람의 감정이 아무리 뜨거워도, 그 애적이 이 따뜻함의 습관을 만들어주지는 않을 겁니다. 그보다는 거꾸로 일상적으로 따뜻함을 실천하는 습관이 길게 보아 두 사람 간의 애정을 만들어 줄것이라고 생각합니다....47

...정체성에 관련된 이러한 대화들은 신성한 주문이 되어 해묵은 잡귀와 같은 오지랖들을 내쫓고 당신에게 자유를 선사할 것이다...61

학자가 되면 좋은 점은 없나요?
"어느 시점이 되면, 내가 책을 좋아할 뿐만 아니라 책도 내심 나를 좋아한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죠. 나도 책을 읽으면 행복하지만, 책도 나에게 읽히는 게 분명 행복할 거야, 라는 충족감이 들죠. 그리고 직장인들이 월요일 아침에 허겁지겁 출근할 때, 창문을 열고 ‘월요일이란 무엇인가!‘라고 소리를 지를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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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발바닥 2020-07-23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영민이 책에서 추천한 책
만드라골라-마키아벨리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세네카의 책
마영신 만화
기선 만화
모호로시 다이지로
 

 

"우리는 몬트클레어 골드먼으로 행복했잖아. 앞으로도 변함없이 행복하게 살면 그만이야. 우리가 다른 누군가가 되기를 바랄 이유는 없어. 모든 사람은 제각기 달라. 행복이란 있는 그래로의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해."

"옳은 말이에요, 엄마."470

 

  

"내가 카산드라를 만나면서 속이는 대상은 당신이 아니야. 내 쓸쓸한 기분을 속이고 있을 뿐이야."532

 

글을 쓸수 있어서, 전부 지울수 있었고, 전부 잊을 수 있었고, 전부 용서할 수 있었고, 전부 치유할 수 있었다.605

 

"그 일이라고 하지 마라. 아니타도 그렇게 되었고, 따지고 보면 그 일은 정말 많았잖니? 앞으로도 그 일들이 계속 있을 테지만 어쨌거나 우리는 계속 살아가야만 해. 불행은 피할 새도 없이 밀어닥치지. 사실 그 일들은 그리 중요하지 않아. 정작 중요한 건 우리가 그 일들을 이겨내야 한다는 거야...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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