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똥 민들레 그림책 1
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 길벗어린이 / 199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강아지똥’은 어린이를 위한 동화이다.

내용은 간단하다. 돌이네 흰둥이가 똥을 쌌는데 흰둥이는 조그만 강아지이다. 그래서 강아지똥은 시작된다. 이 강아지똥은 아무도 자신을 반기지 않음을 깨닫는다. 참새와 닭과 병아리들은 그를 말 그대로 ‘개똥취급’ 한다. 더욱이 자신과 비슷해보이는 흙덩이 역시 무시하고 여기서 잠깐 흙덩이는 자신의 과거를 말한다. 그러나 흙덩이는 농부에 의해 다른 곳으로 옮겨지고 강아지똥은 또 혼자 남게 된다. 어느덧 세월이 지나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봄비 내리는 어느날 강아지똥은 민들레 싹을 만나게 되고 드디어 강아지똥은 자신의 필요성(정체성)을 발견하게 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강아지똥은 없어지고 예쁜 민들레 꽃이 피어있고 책에서는 좋은 향기가 난다.

책에 대하여

이 강아지똥은 조금은 의아하고 재미있는 제목의 책인데 지금 아주 인기 있는 책이다.
강아지똥은 사실 1969년 동화작가 권정생씨가 ‘기독교 아동문학상’을 받았던 작품이다. 그러나 처음 이 책이 나왔을 때는 그렇게 큰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이 책의 그림을 그린 정승각씨의 권유에 의해 재출간 함으로써 빛을 보게 된다. 1996년 4월 초판이 나온 후 지금까지 36쇄에 21만부가 팔릴 정도로 6년간이나 지속되는 스테디셀러이다. 이 강아지똥은 연극으로도 공연된다고 한다고 한다.

권정생(글)은 – 1937년생. 일본동경 출생. 조선일보 신춘문예 등단. 기독교아동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다. 그는 어느 날, 처마 밑에 버려진 강아지똥이 비를 맞아 흐물흐물 녹아 내리는 것을 보았는데 며칠 후 그 자리에 민들레꽃이 피어나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바로 이러한 생활의 발견이 이 책의 근간이 되었다.

전체적인 느낌
동화책이지만 그 이상의 기분과 느낌을 주는 책이다. 특히 이 책의 그림은 투박하면서도 정감이 가는 그림이다. 구수한 된장찌개 같은 맛이다. 무엇보다 한국적 사고와 배경이 매력적이다. 디즈니랜드나 헤리포터가 줄 수 없는 정서와 느낌을 담뿍 담고 있다.
역시 같은 소재를 쓰고 있는 외국 동화인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는 굉장히 서구적이다. 즉 어느날 한 두더지 머리에 떨어진 똥의 주인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로서 아주 구체적이고 논리적이며 과학적이기까지 하다. 그에 비해 강아지똥은 단순하다. 그러나 그 단순미는 드레스가 아닌 한복이 주는 아름다움과 느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평가 - 발상의 전환
고상한 혹은 세련된 이야기가 아닌 곳에서 감명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요즘의 정서인듯하다. 이러한 시대적 감성과 이 책은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뻔한 스토리 전개나 소재를 뛰어 넘는다. 과거에 백설공주, 왕자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었다. 그러나 이제는 오히려 무명의 소재와 이야기가 더욱 감동을 주는 것이다(예> 괭이부리말 아이들, 연탄길에 나오는 이야기, 봉순이 언니 등의 내용). 이러한 경향이 엽기적이거나 혐오감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라면 작고 소외된 곳을 보게 하는 눈을 우리 아이들에게 키워줄 수 있을 것이다.

교훈
정체성 확립/민들레의 사랑/결론적으로,쓸모없는 것은 없단다”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세상에 쓸모없는 것은 없다”는 교훈을 받을 수 있다. 강아지똥의 고민과 방황,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낮은 자존감이 민들레꽃을 피워내는 훌륭한 도구로 바뀌어지는 이 책을 통해 아이들은 올바른 자신감과 창조세계에 대한 가치성, 그리고 자기희생 이라는 여러 교훈을 받을 수 있다.

글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읽어도 좋은 책이다.
강아지똥(개똥) 같은 인생이라고 말하기 전에 한번 읽어보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적으로 뒤집어 읽는 베드타임 스토리 믿음의 글들 188
크리스 패브리 지음, 박경옥 옮김 / 홍성사 / 2002년 3월
평점 :
품절


일반
어른들이 혹은 누군가가 아이들을 재우기 위해 잠자리에서 읽어주는, 들려주는 스토리가 바로 베드타임 스토리이다. 예를 들면, ‘아기돼지 삼형제’ 같은 것들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베드타임 스토리는 변형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원래 이야기를 줄거리로 삼고 말하는 사람에 따라 얼마든지 재미있게 특색 있게 편집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여러 가지 버전이 가능하다는 말이다.

책의 성격
이 책은 신데렐라, 미녀와 야수, 벌거벗은 임금님 등 유명한 서양의 전래동화 12편을 신앙의 눈으로 들려주는 책이다. 그런데 그 눈은 뒤집어 보는 눈이다. 즉 풍자적이다. 예를 들면, 아기 돼지 삼형제는 돼지 삼형제, 교회를 개척하다 로, 신데렐라는, 닦으렐라와 호박파이 로,벌거벗은 임금님은 벌거벗은 임금님의 회심. 이런 식이다. 널리 알려진 전래동화를 영적 통찰력과 재치를 곁들여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재해석해 보여주고 있다.

책에 대해서
양장의 아담한 사이즈로 만들어져 한 손에 쏙 들어올 뿐 아니라 손쉽게 가지고 다니면서 읽기 쉽게 만들어졌다. 각 장 시작면에는 동화의 원전을 실어 본래 이야기와 뒤집어 읽은 이야기를 비교하면서 읽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한 마디로 이 책은 재미있는 책이다. 베드타임 스토리인데 오히려 잠을 잘 수 없게 만드는 책이다. 따라서 이 책을 읽는 독자는 그냥 재미있게 읽으면 된다. 다소 극단적으로 이야기를 엮어 나가지만 이 책의 내용을 통해 오늘날 기독교계의 문제와 사건들을 – 잘못된 교회성장주의, 권위주의, 성경 경시 풍조 등 – 대략적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너무 숨은 뜻을 찾아내려고 애쓰면서 읽을 필요는 없다.
저자 역시, 그저 재미있게 어린아이처럼 책장을 건너 뛰며 읽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오랜만에 재미있고, 유쾌하며, 통쾌하기까지 한 책을 만났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