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필 광야에 서다 - 제1회 디지털 작가상 역사.팩션 소설 부문 당선작
고유 지음 / 문이당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당신은 조선이 낳은 당대 최고의 신사이자 쾌남아입니다.”

이 소설은 역사 속에서 극단적인 평가를 받으며 소외되었던 한 지식인의 일대기를 흥미롭게 펼쳐 보인다. 구한말 격변기와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변혁을 시도한, <독립신문> 창간자이자 한국인 최초의 서양 의사이며 혁명가인 서재필이 바로 소설의 주인공이다.

서재필은 구한말 격변기에 태어나 일제강점기를 거쳐 광복과 6.25전쟁의 현장을 살아간 인물이다. 구한말에는 갑신정변의 일원이었고, 미국 망명 후에는 서양 의사가 되었다. 또한 일제강점기에는 미국에서 외교활동을 통한 독립운동을 시도했다.

이 소설은 서재필의 소년기에서부터 청년기, 노년기에 이르기까지의 삶을 세밀하고 정교한 시각으로 다룬다. 저자의 꼼꼼하고 치밀한 묘사는 실제 현장을 보는듯한 느낌을 가져다준다. 게다가 짜임새 있는 일화들로 이루어진 탄탄한 구성은 소설의 흥미를 배가시킨다.

새로운 변혁의 주역이 되기까지 그를 움직인 것은 외압이 아니라 의지였다. 물론 그는 항상 정권의 감시와 견제를 받는 삶을 살아야했지만, 결국 스스로의 선택이 그를 이끌었다.

그는 당시 사회보다 앞서나가는 삶을 살았다. 덕분에 친일과 친미 등의 극단적인 오해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자기 나름의 소신을 가지고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 독립운동을 진행했다. 서재필은 ‘앞선’ 시각으로 조국 근대화와 독립에 일생을 건 위인이었다. 소설 속에서 “앞으로 자네는 거대한 산을 움직여야 할 것이야”라는 서광범의 말처럼, 그는 거대한 산을 움직이기 위해 일생을 바쳤다.

20여 년간 언론사 기자로 재직해 온 저자는 언론이 정착하기 이전의 시대에 이미 언론의 역할과 영향을 강조한 서재필을 힘 있는 문체로 그려낸다. 서재필을 향한 저자의 탐구 정신은 소설의 완성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 소설은 전자출판협회가 공모한 제1회 디지털 작가상 역사․팩션 소설 부문 당선작이다.

『서재필 광야에 서다』는 과거에 대한 단순한 회고소설이나 인물소설이 아니다. 이 소설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서재필이 지닌 뜨거운 개척 정신이다. 본문에는 위태로운 현실을 극복하고 개척해나가는 힘이 담겨있다. 서재필은 스스로의 삶을 개척하며 선택과 결단의 힘든 순간을 회피하지 않고 직접 대면한 선구적 인물이었다. 누구보다 앞선 생각과 실천으로 새로운 변혁을 시도했던 한 지식인의 일대기를 재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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