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전집 6
밀란 쿤데라 지음, 이재룡 옮김 / 민음사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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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돌이켜보니 이미 추억이 된 그 시절이 당시에 느꼈던 것보다 훨씬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는 존재의 달콤한 가벼움을 느꼈다.-51쪽

동정심보다 무거운 것은 없다. 우리 자신의 고통조차도, 상상력으로 증폭되고 수천 번 메아리치면서 깊어진, 타인과 함게, 타인을 위해, 타인을 대신해 느끼는 고통만큼 무겁지는 않다.-57쪽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강해질 줄 알아야 하는 사람 그리고 강자가 약자에게 상처를 주기에는 너무 약해졌을 때 떠날 줄 알아야 하는 사람이 바로 약자다.-133쪽

젊은 시절 삶의 악보는 첫소절에 불과해서 사람들은 그것을 함께 작곡하고 모티프를 교환할 수도 있지만 보다 원숙한 나에에 만난 사람들의 악보는 어느 정도 완성되어서 하나하나의 단어나 물건은 각자의 악보에서 다른 어떤 것을 의미하기 마련이다.-152쪽

"당신 힘을 가끔 내게 쓰지 않는 이유가 뭐야?"
"사랑한다는 것은 힘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지."라고 프란츠가 부드럽게 말했다. 사비나는 두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첫째, 이 말은 아름답고 진실히다.
둘째, 이 말 때문에 프란츠는 그녀의 에로틱한 삶에서 자격을 상실한 것이다.-186쪽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탄 자세로, 두 사람 모두 말을 타고 달리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그들이 원하는 먼 곳을 향해 가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그들을 구원하는 배신에 도취했다. 프란츠는 사비나를 타며 그의 부인을 배신했고, 사비나는 프란츠를 타고 프란츠를 배신했다.-194쪽

그녀는 한 남자로부터 떠나고 싶었기 때문에 떠났다. 그 후 그 남자가 그녀를 따라왔던가? 그가 복수를 꾀했던가? 아니다. 그녀의 드라마는 무거움의 드라마가 아니라 가벼움의 드라마였다. 그녀를 짓눌렀던 것은 짐이 아니라 존재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었다. -201쪽

애교란 무엇인가? 딱히 그 실현 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지만 성적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행동이라 할 수 있다. 달리 말하자면 애교란 성교가 보장되지 않는 약속이다.-231쪽

그녀의 영혼은 이미 지금 벌어지는 모든 것에 은밀하게 동의했으나 이 커다란 흥분을 지속하기 위해 그 동의가 침묵 상태로 있어야만 한다는 것도 알았다.
영혼을 흥분시키는 것은 자신의 의사에 반해서 행동하는 육체에 배신당하는 것, 그리고 그 배신을 목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254쪽

인간의 삶이란 오직 한 번 뿐이며, 모든 상황에서 우리는 딱 한 번만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과연 어떤 것이 좋은 결정이고 어떤 것이 나쁜 결정인지 결코 확인할 수 없을 것이다.-3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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