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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애도하지 않는다 - 아버지의 죽음이 남긴 것들
사과집 지음 / 상상출판 / 2021년 4월
평점 :




난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아파서 내 곁을
떠나면 어쩌지 라는 걱정을 참 많이 했다
요즘은 환갑이 훌쩍 넘은 두 분을,
그리고 또 시부모님 두 분을 보면서
아, 이래서 건강이 최고이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오래오래 내 곁에 있길 바라는 마음에
나도 그 분들의 죽음에 대해서 자세히 생각해 본적이 없다
난 사과집 작가님과 달리
남편도, 오빠도 있다 양가에 나를 대신할
상주가 있다는 사실은 사실 꽤나 든든하다
그리고 둘은 꽤나 경조사에 열정적인 편이다
늘 보면서 아빠의 모습을 보고 잘 배웠나
아니면 남자들은 원래 저걸걸 잘하나 생각이 들었다
점점 디지털화 되는 사회에서 축소되어 가는
결혼문화, 장례문화 ..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고모의 장례식이었나,, 음식을 50인분씩
시키는 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정산할 때 음식값이 1-2천만원씩
나온 걸 보고 장례 때문에 온 친척을 다 오랜만에
만나 좋았지만, 그 댓가가 아주 크구나 생각했다
물론 이런 식대는 모두 부조금에서 많이 해결이 된다
하지만 남의 죽음 앞에 장사속이 너무 많단 생각을
안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전에는 관심없었던 묫자리,
엄마는 가끔 컴컴한 묘 속이나 단지안에
갇히기 싫다고 했다. 그래서 요즘엔
수목장을 많이 한다더라 이런 이야기를 한적이있다.
그래서 하면 되지 라고 했더니, 금액이 비싸다고
누구인들 작은 함에, 땅 속에 갇히고 싶겠냐며
그리고 최근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산소에 갔다가
가족봉안묘를 보았다 고모랑 같이 온가족이 같이
있으면 덜 외롭겠다 생각하면서 근데 우리는
같이 묻힐 수 있냐고 서로 되묻는 출가외인들이었다
그때, 난 사과집의 딸은 애도하지 않는다
이 책이 바로 떠올랐다.
다른것보다 내 가족과 가족봉안묘에
함께 할수 없다면 나도 상당히 억울할 것 같다.
나는 친정엄마와 자주 만난다
결혼전에 독립해서 혼자 살았을 때보다
요즘 아이 키우면서 일하다보니
엄마덕을 많이 본다.
그리고 매일 인스턴트나 배달음식으로 떼우는
우리에 비해 우리 엄마 아빠는
취미활동도 열심히 하고 둘이 여행도 자주 다니고,
평소 제철음식, 제철과일을 잘 즐기며 산다
그런 모습이 참 좋다.
봄이 되면 땅두릅을 먹는걸 좋아하는 아빠
여름이 되면 팥빙수를 참 좋아한다
반찬투정 잘 안하는데 음식이 짠건 싫어한다
그리고 아침을 먹지 않는걸 본적이 없다.
근데 요즘 왠지 손주들이 좋아하는 음식이
곧 우리 아빠가 좋아하는 음식인 듯 하다.
우리 엄마는 고기보다 나물을 좋아한다.
그리고 심지어 잘 만든다.
국을 좋아하는 아빠 덕분에 국도 참 잘 끓인다
최근 아빠 친구분이 돌아가셨다
암으로 아프셨는데 연명치료를 거부하셨다
가족들과 친구들 모두 이미 죽음을 예측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덜 슬픈건 아니었다.
시국 때문인지 요즘 장례식이 한산하다고 하더라,
친구가 떠나는 모습이 허전해 하는 아빠의 모습을
보니 왠지 내가 더 안쓰러웠다.
이 책은 내가 살면서 스치듯 생각해 본 죽음의
이야기와 많이 닮아 있다.
딸은 애도하지 않는다..
사실 이 책은 보관했다가 정말 먼훗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다시 꺼내어보아야겠다.
글쓰기는 남겨진 내가 여진을 감당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죽음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것은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내가 적지 않으면 완전히 사라질 어떤 한 사람의 기억을 지구에 남기는 일, 지금 남은 자의 삶이 더 온전해지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일이 동시에 이뤄진다. 이는 개인적인 일이지만 사회적인 일이기도 하다. 김진영은 병상의 기록을 남기는 이유를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타자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죽음에 대한 사적인 일기를 올리기로 한 이유다.
망각할 수 없는 비밀은 고용히 혼자 간직하고, 망각하기 쉬운 것들은 여기에 기록한다. 그렇게 모든 것이 끝난 후에 사실은 이 모든 과정이 적절한 애도였다는 것을 알아차릴 때가 오길 바란다.
<딸은 애도하지 않는다> 의 에필로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