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세계사 - 제멋대로 조작된 역사의 숨겨진 진실
엠마 메리어트 지음, 윤덕노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불행하게도 내가 아는 역사는 중고등학교 국사나 세계사 시간에 배운 것이 전부였고, 난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었다. 주입된 대로 빋고 생각하다보니 "과거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라는 말도 그닥 와닿지 않았다. 나에게 역사는 그냥 그러한 사건의 나열일 뿐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역사적 사건을 시대적 흐름 속에서 기술한 책(주로 유시민의 거꾸로보는 세계사 류의 책들)이나, 혹은 역사의 가십을 다룬 책들(이는 주로 역사전 인물의 스캔들을 다루는 책들이 속한다)을 흥미있게 읽으면서 역사적 사건은 시대의 흐름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동안 악한 일, 혹은 선한 일 이라고 이분법적으로 단순하게 생각했던 역사적 사건들이 시대적 흐름 안에서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발전해왔으며, 그것은 좋다, 나쁘다로 규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그동안 학교에서 배웠던 응당 그러한 기록된 사실들을 한번쯤 뒤집어서 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과거를 바라본다면 현대를  바라보는 시각도 조금을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러한 과정에 이 책은 꽤 도움이 된다.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던 사실의 이면을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예를 들면 멋진 이미지를 지닌 미국 서부 보안관들의 궁휼한 실상을 통해 당시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알게 된다. 아메리칸 원주민으로 대표되는 인디언 역시 무조건적인 희생자만도, 그렇다고 서부영화에서 그려지는 것과 같은 잔혹한 야만인도 아니다. 그저 그 지역에 사는 사람이었고, 지금 우리와 비슷한 이런 저런 사람들이 섞인 무리일 뿐이었다. 다만, 그들이 정복을 당한 이유는 현대 사회와 같은 이유일 뿐이다.


이 책이 도움을 주는 또 한 부분은 역사의 양면을 볼 수 있도록 해 준다는 점이다.

세실로즈는 대영 제국에 있어서 독보적인 사람이고 추앙받아 마땅한 사람이지만, 남아공화국 입장에서는 정복자이자 잔혹한 수탈자이며, 최근까지 이어내려온 흑인 핍밥의 근원이다. 링컨의 노예 해방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링컨을 성자라고 볼 수는 업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건이 이러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역사적 사건에 대한 다양한 시각, 혹은 승자의 기록 속에 숨겨진 다른 시각을 볼 수 있도록 해 준다는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역사에 많은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크게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것은 이 책은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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