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달리는 스파이들 바다로 간 달팽이 8
사카키 쓰카사 지음, 김미영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밤을 달리는 스파이들

 

올해 나는 벌써 제대로 한 것도 없이 대학교 4학년이 되어버렸다.

내가 되고 싶지도 않았는데 정신차리고 보니 그냥 그렇게 되어있었다.

새 해가 되었고, 사람들이 가득 모인 곳에서 종치는 것까지 보고 왔지만

설레거나 희망차기보다는 막막하고 두려움을 더 많이 느꼈다.

계속 이런식은 곤란하다 싶어 생각한 나의 올해의 목표 중에는

누구나의 목표 속에 있는 흔한 독서와 항상 마음 속으로 동경해왔던 글쓰기가 있다.

 

밤을 달리는 스파이들은

책을 읽고, 생각을 하고, 글을 쓰자라는 막연한 목표를 세우고난 후 처음으로 읽은 책이다.

이 책을 읽게 된 이유로는 우선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나는 밤을 좋아한다. 실제로 여행을 가기 전 계획을 짤 때 항상 야경을 구경하는 일은 꼭

넣으려고 하고, 운동을 갈 때도 밤에 걷는 것을 더 좋아한다.

또 나는 실제로 눈에 띄고 적극적이기 보다는 그냥 조용히 물흐르듯 조용조용히 행동하는

타입이다. 그래서인지 밤을 달리는 스파이들의 주인공이 왠지 내가 될수도 있을 것같은

느낌이 들었고 괜히 들뜨기도 했다.

 

두번째 이유로는 나에게 설레임을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일본의 학원물이다.

일본에는 그 나라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실제로 일본을 가도 느껴지지만

이러한 글에서도 일본 특유의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그 분위기에서 느껴지는 설레임과

올 해를 끝으로 학생이 아닌 사회인이 되는 나에게 풋풋한 학원물을 읽는다면

예전 학창시절에 느꼈던 감정들을 다시 느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밤을 달리는 스파이들은

각 자의 사연을가진 네명의 천문반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이들은 외모, 성격, 취향 모두 다르지만 자신들의 삶을 전쟁터라고 생각하고

그 안에서 비밀을 간직한 채 자기 나름대로 방식으로 살아간다.

그러던중 천문반에서 어쩐지 동질감을 느끼는 서로를 만나게된다.

 

각 자의 사연을 지닌 채 동아리활동을 하던 그들에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사건들이 일어나고

그들은 서로 개인적인 바운더리는 지키면서 이를 해결하자는 의견이 모아지게된다.

이들은 남들의 눈을 피해 사건을 추리하고 해결하는 비밀스러운 스파이들이 된 것이다.

 

사실 나는 책을 처음 읽을 때만 해도 이들이 파헤쳐갈 여러가지의 사건들이

정말 심각하고, 무거운 사건들인 줄 알았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가볍지만 신선한 사건들이었다.

남들은 그냥 넘어가고, 지나고나면 시시한 일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책 속의 주인공들은 그 누구보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의논하고 사건을 해결한다.

 

과거의 나도 남들이 봤을 때는 정말 별 것 아닌 일이지만 그 당시에는 내가 세상의 모든 고민을 하고

가장 어려운 문제를 푸는 것처럼 심각하게 고민했던 때가 있다. 지금 생각하니 조금 부끄럽기도 하고

귀여운 것 같다. 작가는 학생의 눈에서 글을 잘 쓴것 같다. 그 또래의 눈으로 사건을 순수하게 바라보고

고민하고 해결하는 것들이 잘 느껴진다.

 

어쩌면 이 책을 고등학교시절 때 읽었다면 나도 책 속의 주인공들과 같이 고민하며 책을 읽었을까?

지금의 나는 책 속의 주인공들이 풀어나가는 이야기들이 조금은 귀엽게 느껴진다.

하지만 그들이 하는 말들 중에서는 그 누구보다 깊은 생각을 하는 이들의 진심이 느껴져서 좋았다.

 

나는 혼자서 빛날 수 있는 별로 있고 싶다. 하지만 그걸 지켜봐 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훨씬 더 멀리까지 갈 수 있을 것만 같다.

 

 

내 이름은 조. 전쟁터에서 살아가는 스파이. 이 세계에서는 작은 빛조차도 치명적인 것이 된다. 그러므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정신을 집중해. 단 일초도 허비해서는 안돼

 긴장감과 중압감에 무너져 내릴 것만 같은 밤, 나는 암흑 속에서 동료들을 생각한다.

 나는 조라고 부르는 사람이 이 세상에 딱 세명있다.

 그 것만으로도 나느 싸울 수 있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은 어린아이도 할 수 있는일.

하지만 좋아하는 것을 지키기 위해서 나는 도대체

어떤 노력을 했던가.

 

 

붕붕.붕붕.붕붕, 쉬지 않고 파닥거리는 날갯짓 소리.

살아있다, 살아있다, 살아있다, 나는 벌들이 귓가에서 이렇게 외치고 있는 것 같았다.

있는 힘을 다해 필사적으로 살고, 끝까지 살았기에 죽는다.

발 밑에 있는 사체들은 그저 온 힘을 다해 죽어있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나쁜 일인가?"

"글쎄.. 뭘 하고 있다고 해서 특별히 좋은 것도 아냐"

그래, 아마도 인생은 거기서 거기다.

 

- 본문에서

 

밤을 달리는 스파이들은

다 읽고 나자 열심히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게했다.

사소한 일에도 뿌리 깊게 고민하고 자신들이 살고 싶은 삶을 위해 각자의 방식대로 나아가고 성장하는 모습들이 

사학년 무기력병과 우울병에 걸린 학생에게 자극을 주었다는 것을 이들은 알까.

그들은 자신들도 모르게 완벽한 스파이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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