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고전 세계 단편 명작선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25
알퐁스 도데 외 지음, 김지혁 그림, 정윤희 외 옮김 / 인디고(글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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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별> 서평단에 당첨되어 작성했습니다.

http://blog.naver.com/somiabox/220870655793



지치고 힘들 때, 몸과 마음이 아플 때면 나도 모르게 추억 여행을 시작하곤 합니다.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 25번째 책 <별>은 독서도 놓고 있던 요즘의 내게 선물과도 같은 책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읽었던 알퐁스 도데의 <별>과 <마지막 수업>, 오 헨리의 <크리스마스 선물>과 <마지막 잎새>, 기 드 모파상의 <목걸이>, 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를 예쁜 일러스트와 함께 다시 만나게 되니 마음 한편이 포근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영화로 먼저 접했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의 원작 소설인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의 <벤저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과 함께 모파상의 <보석>과 오스카 와일드의 <캔터빌의 유령> 등 처음 만나는 작품들도 있어 설렘 가득하게 이야기를 읽었어요. 따뜻한 그림과 어우러지는 이야기들이 원색의 강렬한 감정들이 오랜 시간 풍화되어 색이 바랜 뒤에 남은 그리움, 그 빛깔과 닮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이번 책은 여행을 떠나는 기차에서 읽었는데요, 그러고 보니 아담한 크기가 여행의 동반자로도 어울립니다. 평소에는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시리즈를 집이나 카페에서 읽었는데 26번째 책이 나온다면 다시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다고, 그날을 기약하고 싶어지네요. :) 이 책은 <별>이라는 제목처럼 하늘의 별빛을 올려다볼 때와 같은 감정을 느끼고 싶을 때 한 장씩 넘기기 좋은 책이었어요. 집에 돌아가면 마음이 가는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찾아보고 싶습니다. 


산중의 가난한 양치기에게 그런 것들이 무슨 소용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그때 내 나이가 스물이었고, 스테파네트 아가씨는 내 평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었노라고. (8쪽) -별, 알퐁스 도데

아가씨가 비탈길 아래로 사라지면서 노새 발굽에 채어 구르는 자갈 하나하나가 내 마음속으로 떨어지는 것 같았다. 나는 그 소리를 오래오래 들었다. 그리고 꿈결 같은 시간이 달아날까봐 날이 저물 때까지 그 자리에서 몽롱한 상태로 가만히 서있었다. (13쪽) -별, 알퐁스 도데

프란츠, 나는 널 혼낼 생각이 없다. 이렇게 쩔쩔매는 모습을 보니 충분히 뉘우치고 있는 게 분명해...... 사람들은 언제나 이렇게 말하지. ‘뭐! 시간은 많은데. 내일 공부하지, 뭐.‘ 그런데 얘야......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봐라. 아! 공부를 미룬 것이 우리 알자스 지방의 가장 큰 불행이지. 이제 프러시아 군대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할 거야. ‘뭐라고! 프랑스 사람 임을 고집하면서 정작 프랑스어를 읽고 쓸줄도 모르다니!‘라고 말이야. (35쪽) -마지막 수업, 알퐁스 도데

지금까지 여러분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 두 가지를 가장 어리석은 방법으로 써버린 젊은 부부의 이야기를 서투르게 들려줬다. 하지만 요즘 같은 세상에서 이 부부의 선물이야말로 가장 현명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59쪽) -크리스민스 선물, 오 헨리

마지막 잎이 지는 걸 보고 싶어. 이제는 기다리는 것도 지쳤어. 생각하기도 싫고. 모든 걸 놓고 저 담벼락에 붙은 마지막 잎새처럼 나도 떨어지면 좋겠어. (70쪽) -마지막 잎새, 오 헨리

"아니요, 당신은 할 수 있어요. 그저 고집을 부리는 것뿐이죠. 당신은 남들과 똑같이 살고 싶지 않은 거예요. 지금까지도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테죠. 하지만 모두가 당신처럼 산다면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겠어요?"
이 무의미한 논쟁에 벤저민은 도저히 반박할 수가 없어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않다. (119쪽) -벤저민 버튼의 기이한 사건,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오! 가여운 마틸드! 내 목걸이는 가짜였어. 기껏해야 500프랑밖에 되지 않는.......! (157쪽) -목걸이, 기 드 모파상

아내가? 그렇다면 다른 보석들도 전부 선물이란 말인가! (167쪽) -보석, 기 드 모파상

"착한 제비야." 왕자가 말했다. "정말 놀라운 이야기들이구나. 하지만 그보다 놀라운 것은 저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야. 빈곤보다 더한 미스터리는 없지. 착한 제비야, 도시 위로 날아다니면서 사람들을 보고 나에게 이야기해 주겠니?" (192쪽) -행복한 왕자, 오스카 와일드

"할아버지, 많이 힘들어 보이세요." 버지니아가 말문을 열었다. "내일이면 쌍둥이 동생들이 이튼으로 돌아갈 거예요. 그러니까 할아버지가 조용히 계시면 아무도 할아버지를 힘들게 하지 않을 거예요."
"나더러 조용히 지내라니 어이가 없구나." 유령은 작고 예쁜 소녀가 감히 자신에게 말을 붙이자 놀라서 고개를 돌리고 이렇게 말했다. "정말 어이가 없어. 나는 유령이라 쇠사슬을 철컹거려야 하고, 열쇠 구멍으로 신음 소리를 내야 하고, 밤마다 저택을 배회해야 하는데, 그걸 하지 말라는 소리잖아. 그게 바로 내가 존재하는 이유인데 말이야."
"그런 게 존재의 이유라니, 말도 안 돼요. 그동안 할아버지가 얼마나 사람들을 괴롭혔는지 아시잖아요. 처음 이곳에 이사 오던 날, 엄니 부인이 할아버지가 부인을 죽이셨다고 하던 걸요?" (232쪽) - 캔터빌의 유령, 오스카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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