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리코 씨는 질문하는 것을 좋아한다. 대답하기 쉬운 질문만 하는 것이 기리코 씨의 좋은 점이다. 예의 바른 사람 같다.
대답하면서 나는 내 마음이 바른 위치에 자리잡아 가는 것을 느낀다. 내가 누구이며, 어떤 인간인지 확실해 지는 느낌"
 
푸켓 여행에서 우연한 기회에 만나게 된 두 쌍의 가족..
한쪽은 모녀. 74세의 기리코 씨와 그녀의 딸 슈코씨. 또 다른 한쪽은 부녀.. 아버지와 17세의 그 딸 미우미..
미우미의 아버지는 슈코씨와 여행지에서의 짧은 순간을 함께 나눈다. 그리고 일본으로 돌아와서..
미우미는 기리코씨와 슈코씨와 친하게 지내게 된다. 처음 기리코 씨를 찾아가던 날 그냥 인사치레로 한 말인데 진짜로 찾아와서 이상하게 생각하는 건 아닐까 등의 여러가지 생각을 해 보지만.. 기리코 씨와의 만남을 통해 이혼한 엄마와 아빠 사이에서 혼란을 겪던 열 일곱의 미우미는
왠지 날 것 그대로의 자신. 다른 사람이 원하는 자신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찾아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에쿠니 가오리 스러운.. 그리고 일본 스러운.. 책이지만 소소한 일상 같으면서도 새로운 것을 꿈꾸는 사람들의 마음을 잘 드러내 준 것 같다.
내게는 무엇보다 표지의 질감과 편안한 색. 그리고 글자가 너무 맘에 들어서.. 손으로 자꾸만 만져보고 싶을 정도였다.
마치 올록볼록 튀어나와 만져지기라도 할 것처럼 말이다. 일본어로는 카라쿠타. 라고 하나부다. 잡동사니. 카라쿠타..
위험한 스캔들인데 이렇게나 평온하게 그리는 것도 에쿠니 가오리 문장의 특징일지도 모르겠다.
마음이 착 가라앉도록 하는 그녀의 특유의 필력이 돋보이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