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 : 두 번째 아이는 사라진다 문학동네 청소년 13
방미진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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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괴담 진짜야. 너도 믿게 될 거야. 내가 이렇게 찾아왔으니까.

내가 괴담을 들려줄게. 네가 주인공인."

 

대학과 함께 교정을 사용하는 한 고등학교. 학교까지 올라가는 길은 경사가 낮은 언덕, 그리고 경사가 가파른 절벽, 학교까지 내려가는 내리막

이렇게 세 곳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들은 절벽 위에 올라섰을 때 비로소 학교 건물을 볼 수 있다.

학교 안에는 뒷쪽 숲속으로 난 길에 연못이 하나 있다. 연못에 대한 갖가지 소문들이 학교 안에 있지만 모두가 그것을 믿지는 않는다.

어느 날 아침, 서인주가 연못에서 자살한 채로 발견된다. 아이들의 의심은 서인주와 함께 합창부에서 성악을 배우던 지연과 연두에게로 옮겨진다.

 괴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지연을 살인자로 지목한다. 그리고 진짜 괴담은 그렇지 않았다.

합창부에서 성악을 배우는 세 명의 여자아이.. 모든 환경과 조건을 타고난 지연, 얼굴이 예뻐 아역배우까지 했던 연두,

볼품없고 집도 가난하지만 마음을 울리는 목소리를 가진 인주. 세 사람은 그렇게 서로 경쟁을 통해 실력을 키워왔다.

어느순간부터 지연과 연두는 마음에도 없는 친한 척을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인주는 두 사람이 견제하는 대상이 되었다.

음악선생인 경민을 통해 들어온 다큐멘터리를 준비하던 중 세 사람의 관계는 더욱 더 삐걱거리고 마침 인주가 시체로 발견된다.

그리고 인주가 죽은 후, 지연과 연두의 관계는 날이 서기 시작한다. 그리고 얼굴 예쁜 언니를 미워하는 언니에 비해 상대적으로 못생긴 동생 연지.

 

또 다른 세 명의 아이. 남들은 이상하게 여길 트리플 사귀기를 시전하고 있는 학교에서도 유명한 세 명의 아이.

치한과 보영 그리고 미래. 다른 아이들은 세 사람의 관계를 이해할 수 없어하고, 치한에게는 튀려고 별 ㅈㄹ을 다한다는 평까지 있다.

보영은 치한과 미래와 셋이 영원히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미래는 그렇지 않고,

보영이 연두를 기다려 같이 가 주던 2주의 시간 동안 미래와 치한은 둘만의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가기 시작하는데..

 

연못에서 형제가 사진을 찍으면 한 사람이 사라진대..

연못에서 일등과 이등이 사진을 찍으면 이등이 사라진대..

연못에서 첫번째 아이와 두번째 아이가 사진을 찍으면 두번째 아이가 사라진대..

 

물고 물리는 경쟁관계. 삐걱거리는 이들은 각자 손을 잡고 연못으로 향하는데....

과연 나는 내가 생각하는 것처럼 첫번째 아이인가.. 아니면 두번째 아이인가..?

온몸이 오싹해지는 책이었다.

누군가를 짓밟고 올라가야만 네가 승리할 수 있다고 가르치는 요즘 사회에.. 이런 괴담이 없을지라도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 두번째 아이들을 길러내고

그 아이들이 자신의 생을 증오로 가득채워 살아갈 수 없도록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점점 경쟁구도가 심화되어 가고 다른 것이 틀린 것처럼 여겨지는 이 사회에서...

첫번째 아이도 두번째 아이도 모두 괴담의 희생양이 되지 않고 미담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책속에서>

괴담은 네가 간절히 원할 때 찾아와.

우정이 지독한 질투로 변했을 때, 열정이 비틀린 집착으로 물들 때,

정말 사라지길 바라는 존재가 생겼을 때, 네 귓가에 속삭이지.

"너 그 얘기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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