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아름다운 나라 문학동네 청소년 1
김진경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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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두려움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발톱 마음에 들어와 박힌 발톱

그 발톱에 짓눌려 나는 늘 제자리를 맴돌고 나의 미래는 사라져 버리네

없어 두려움이 가져오는 미래는 없어 바꿔 네 마음을 바꿔

네 마음에 박힌 발톱을 털어 버려! 네 마음의 두려움을 털어 버려!

                                                                      -이카루스의 노래 중에서"

 

시계모자가 지배하는 세상. 학생들은 집중력 향상을 위해 모두 시계모자를 쓰고 이 일은 국가와 정부차원으로 확대되어 모든 사람이 시계모자를 쓰도록 한다.

시계모자를 쓰지 않은 사람에겐 알게 모르게 불평등을 주고 대한민국의 표준시마저 다른 나라들에 맞추어 밤에 활동하고 낮에 자게 하는 시스템이 되어 버리고..

시계모자를 쓰지 않아 특수반으로 분류된 진이와 신지, 인수 등 여섯 명은 함께 시계 모자를 반대했던 친구 기우를 떠올린다.

기우는 시계모자를 처음 쓰자고 할 때, 그것에 반대하는 인터뷰를 해서 전국적으로 유명해졌고 시계모자를 쓰지 않은 아이들의 모임 카페를 만들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기우의 닉네임은 이카루스. 그런데 어느 날, 시계모자를 쓰라는 압박을 받는 아빠로 인해, 엄마가 많이 아프게 되고 기우는 엄마의 죽음을 맞게 된다.

할 수 없이 시계모자를 쓰게 되는 기우. 특수반 아이들은 기우가 배신했다고 하지만 진이와 신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한편, 시계모자의 부작용이 여기저기서 드러나고 시계모자 때문에 환각을 보는 아이들을 강화학교라는 곳에 보내어 격리하는데...

 

특수반은 기우가 써서 비둘기 다리에 묶어 보낸 구해달라는 메시지를 보게 되고,

기우가 강화학교를 탈출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과연 이카루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시계모자의 진실은 무얼까..

아이들이 겪고 있는 작금의 입시현실에 대한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고 생생한 묘사를 통해

아이들의 목소리를 전달해 주는 책이었다. 읽는 내내 나마저도 가슴이 답답해졌다.

 

정말 요즘 아이들은 안타깝고 슬프다. 물론 미래를 위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마치 감옥에 갇힌 듯

입시경쟁위주의 사회가 주는 부담감에 싸여 하루종일 학교 학원 독서실 집을 오간다.

집은 그나마 여관처럼 잠만 자는 공간이 된지 오래고, 중학생의 건강을 위해 필요한 수면시간이 9시간 15분이라고 하는데.

잠을 못자고 좁은 공간에 갇혀 계속 밀어붙이는 식의 공부를 하다보니 아이들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다.

학교 폭력 사건의 대책은 가해자들을 처벌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사회구조와 억압된 학습환경을 바꾸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는 교육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정말로 자유로운 사고를 키운다고 하면서 하는 정책은 논술평가 강화.

평가로 하면 하겠지 하는 안일한 탁상물림의 교육정책이 얼마나 아이들을 병들게 하는지 모른다.

 

숨쉴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주고 스스로의 꿈을 찾도록 방향을 잡아주고 길을 제시해 주는 것이 어른의 역할인데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조차 주지 않고 무조건 강압과 억압으로 주입식 교육을 시키는 것은 절대로 해답이 될 수 없고

이런 상태가 길어질 수록 학교의 문제와 학생들의 문제는 점점 더 심해질 것이다.

정책입안자들이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다.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숨통을 틔워주었으면 좋겠다.

교사들이 아이들을 진짜 사랑하고 돌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이 책을 보면서 가슴 한 켠이 답답하고 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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