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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vs 개 & 개 vs 고양이
이안 블랙 지음, 임고은 옮김 / 레디셋고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강아지들은 항상 혀를 내빼고 꼬리를 뒤흔들며 주인들의 발치를 바쁘게 쫓아다닌다.
고양이들은 도도하고 거만한 표정으로 앞발을
까닥대며 식빵자세를 하고는 하루종일 잠만잔다.
봐도 봐도 둘은 전혀 공통점이 없는대다 무슨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하기사 나는 10년 넘게 산 우리집 강아지의 속도 여태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런데 그런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서로를 신랄하게 들먹이고
급기야 기상천외한 유머와 개그까지 내뱉는다.
바로 이 책에서 말이다.
자신들을 위해 소파를 스크래치 거치대로 희생하는 집사들을 가르켜 자신을
납치하고 심지어는 조롱한다고까지 말하는 고양이.
축축하게 젖지 않으면 그것은 키스가 아니라고 말하는 강아지.
고양이의 수감일지가 끝나면 강아지의 일기장 그리고 독백과도 같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평소에 많이 봐오던 개와 고양이의 모습과 글의 내용이 겹쳐지니 웃지 않을수가 없었다.
왠지 눈 앞에서 곤히 자고 있던 우리집 강아지가 갑자기 일어나서는
"나 낮에 앞집 강아지 엉덩이 냄새맡고 왔어.
그리고 지금 주인님이랑 입맞추고 싶어.
허락해 줄래?"
이렇게 말할 것 같은 기분이다.
소심하지 않은 작가특유의 개그코드와 짤막짤막하게 이루어진
글들은 휴가지로 향하는 차 안이나 더위를 식히려 누워있는 침대자리에서도
가볍게 읽기 좋을 것이다.
아마 이 책을 읽고나면 자신도 모르게 당신의 반려동물에게 말을 걸지도 모른다.
(실은 내가 그렇게 되더라고.)
그냥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우리집에 있는 강아지가 떠는 수다를 들은 기분이다.
거리낌없는 개그코드와 간단한 문장들이 킬링타임용으로 읽기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