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터스 버거 플리즈. OK, OK! 완전판 1
마츠다 나오코 지음, 김예진 옮김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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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 서른 괴짜 언니의 사랑 이야기, 레터스 버거가 들어가는 독특한 제목, 고전 명작 등등. 저는 관심이 생기는 키워드에 이 책의 서평을 신청했습니다. 저도 오타쿠고 나이에 직업까지 이 작품의 언니와 비슷해서 많이 공감을 하면서 읽었어요.


이 작품의 주인공인 두 자매는 평탄하고 무난한 연애를 하는 동생과 상처 입어서 연애와 담을 쌓고 살아온 독특한 오타쿠 언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동생은 중요 조연급으로 등장해서 언니에게 태클을 거는 정도라서, 가족 드라마라고 해도 스토리 자체는 언니 아야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편이었고요.


독특하다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닌데 이상하게 남들과 다르면 내가 이상한 건가 자신을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아야는 온리 마이 웨이를 가는 편이고, 자기만의 생각이 확고한 편이라서 정말 마음에 드는 캐릭터였습니다. 그런 아야도 가끔은 잔 바람에 움츠러드는 가지처럼 겁을 먹을 때가 있는데 그게 바로 '연애'였습니다. 어릴 적 짝사랑했던 가정 교사와 안 좋은 일이 있었던 아야는 그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갖게 되었는데, 그런 아야 앞에 갑자기 한 명의 잘생긴 남자가 등장합니다. 이름만 듣고 멋대로 할아버지인 줄 알았던 삽화가가 실은 멀끔하게 생긴 젊은 남자였던 거죠. 우리나라로 치면 춘봉이라길래 나갔더니 젊은 남자가 있어서 띠용? 하는 상황이려나요ㅋㅋ (※남자의 이 이름은 2권에서 왜 이렇게 지어졌는지 이유가 나옵니다)


게다가 이 남자, 의외로 대화가 잘 통하고 죽도 잘 맞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겉모습이 멀끔하다고 해도 처음 보는 남자. 아야는 헤어질 때쯤 사랑을 고백하는 남자를 거부하죠. '사랑 고백을 꼭 레터스 버거 주세요'처럼 무덤덤하게 해서 아무런 감흥이 들지 않았다고. 언니와 남자 이나조가 같이 걷는 걸 본 동생 케이코가 오히려 두 팔을 걷어붙이며 '그 남자를 형부로 삼기 프로젝트'에 돌입합니다. 그 푸시 덕에 이나조와 다시 만나게 된 아야는 다시 한번 자신에게 고백하는 이나조가 '레터스 버거 2탄'을 찍을 줄 알았지만 비로소 보게 됩니다. 이나조의 팔이 바르르 떨리고 있다는 걸.


나랑 사귀어줘.

(…레터스 버거….)

오, OK.



서평용으로 받은 2권 내내 큰 갈등 없이 잔잔하게 흘러갔지만, 사람들의 순수한 감정이 잘 그려져 있었던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은 가정식 백반을 먹는 기분이었어요. 단 하나의 단점이라면 너무 일본인만이 알 수 있는 연예인이나 등장인물 이름과 개그가 많이 나옵니다. 대략적인 설명이 있긴 하지만 그 인물과 개그를 이해하면 더 재미있을 거 같아서 약간 아쉬움이 들었어요. 게다가 작중의 배경은 한참 과거이니 옛날 연예인, 인물, 옛날 개그ㅠㅠ 알래야 알 수가 없습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작품이 재미있었기에 그걸 다 이해 못 하는 게 아쉽게 다가오는 거겠죠.


사랑은 참 신기한 거 같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고 그만큼 관심을 가지려 해주고, 힘들 때는 기둥이 되어주고... 그 모든 게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애정이니까요. 전국시대와 에도를 사랑하는 것과 또 다른 결의 사랑을 보여주는 아야의 모습이 재미있고 좋았습니다. 등장인물도 모두 신선했고요.



여담이지만 한참 웃었습니다. 원고 진행 상황은 좀 어떤가요? 라고 묻는 편집부에 아, 다 됐어요. 라고 한 다음에 '머릿속에서'를 덧붙이는 아야!

그렇게 따지면 저도 머릿속으로 운동했으니 오운완인가요ㅋㅋㅋㅠㅠ 아 웃겨 죽는 줄

어머니도 너무 귀여우셨어요. 3, 4권을 아직 읽지 않아서 과연 어떻게 될는지 모르겠지만...

부디 '염원하는 손주 혹은 딸의 결혼'이라는 소원을 성취하시길 바랍니다.


서평이 많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꼼꼼히 읽고 쓰려는 욕심 탓에ㅠㅠ

정말 재미있는 작품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서평단이라는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아야, 케이코 자매의 사랑이, 이 책의 재미가 많은 분에게 전해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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