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 서른 괴짜 언니의 사랑 이야기, 레터스 버거가 들어가는 독특한 제목, 고전 명작 등등. 저는 관심이 생기는 키워드에 이 책의 서평을 신청했습니다. 저도 오타쿠고 나이에 직업까지 이 작품의 언니와 비슷해서 많이 공감을 하면서 읽었어요.
이 작품의 주인공인 두 자매는 평탄하고 무난한 연애를 하는 동생과 상처 입어서 연애와 담을 쌓고 살아온 독특한 오타쿠 언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동생은 중요 조연급으로 등장해서 언니에게 태클을 거는 정도라서, 가족 드라마라고 해도 스토리 자체는 언니 아야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편이었고요.
독특하다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닌데 이상하게 남들과 다르면 내가 이상한 건가 자신을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아야는 온리 마이 웨이를 가는 편이고, 자기만의 생각이 확고한 편이라서 정말 마음에 드는 캐릭터였습니다. 그런 아야도 가끔은 잔 바람에 움츠러드는 가지처럼 겁을 먹을 때가 있는데 그게 바로 '연애'였습니다. 어릴 적 짝사랑했던 가정 교사와 안 좋은 일이 있었던 아야는 그 사건으로 인해 트라우마를 갖게 되었는데, 그런 아야 앞에 갑자기 한 명의 잘생긴 남자가 등장합니다. 이름만 듣고 멋대로 할아버지인 줄 알았던 삽화가가 실은 멀끔하게 생긴 젊은 남자였던 거죠. 우리나라로 치면 춘봉이라길래 나갔더니 젊은 남자가 있어서 띠용? 하는 상황이려나요ㅋㅋ (※남자의 이 이름은 2권에서 왜 이렇게 지어졌는지 이유가 나옵니다)
게다가 이 남자, 의외로 대화가 잘 통하고 죽도 잘 맞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겉모습이 멀끔하다고 해도 처음 보는 남자. 아야는 헤어질 때쯤 사랑을 고백하는 남자를 거부하죠. '사랑 고백을 꼭 레터스 버거 주세요'처럼 무덤덤하게 해서 아무런 감흥이 들지 않았다고. 언니와 남자 이나조가 같이 걷는 걸 본 동생 케이코가 오히려 두 팔을 걷어붙이며 '그 남자를 형부로 삼기 프로젝트'에 돌입합니다. 그 푸시 덕에 이나조와 다시 만나게 된 아야는 다시 한번 자신에게 고백하는 이나조가 '레터스 버거 2탄'을 찍을 줄 알았지만 비로소 보게 됩니다. 이나조의 팔이 바르르 떨리고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