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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고향은 예술이다
노은님 / 동연출판사 / 1997년 11월
평점 :
품절

껍데기보다 속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실감했다.
1997년에 출간된 책을 십년 후인 2007년 12월의 마지막날 받아 본 것도 나름 의미라면 의미겠다.
그 어느 소설보다 재미있는 노은님 작가의 인생이야기. 작품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모두가 살아있다. 벨기에 수집가가 일이 끝나면 집으로 달려가 그녀의 작품을 바라본다는 것이 이해가 갈 정도로, 그림속에 있는 것들이 살아 숨쉬고 있다는 느낌이다.
다소 단순하고 유치원생의 것 같기도 한 작가의 그림이 독일의 화단에서 인정받고 후원받았던 이유는
작가의 천부적 재능때문이기도 하지만 실용적이고 편견없는 그들의 문화환경덕일거란 생각도 들었다. 우리의 미술계과 그들의 미술계는 그렇게 비슷한 부분을 지니면서도 확연히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다.
작가의 그림과 책을 찾아보게 된 동기가 되었던 2007년 가을의 인터뷰기사에서, 한국에서였다면 꿈도 못꾸었을 일이란 말에 고요한 공감이 간다.
밤낮이 뒤바뀌고, 고독했던 독일에서의 간호사생활이 매우 고통스러웠다고 말하지만, 그림이 있어서였을까_
상어란 별명을 얻고, 한 단계 도약할 때마다 질투로 인해 친한 친구를 하나씩 잃으며 허무와 우울을 겪은 그지만, 붓을 잡으면 행복해지는 천부적 재능때문일까_
책을 읽는 내내 긍정적인 그의 훈훈함에 희망이라는 빛이 내게로 건너와 반짝이는 느낌이었다.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해야 할 내 삶에, 우울이 아닌 미소를 건내는 작가의 책이 참 따듯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