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만 해도 김 빠진 맥주잔을 앞에 놓고 술집 한구석에 맥없이 앉아 있었는데, 이제 여기서는 짙은 연기 속에서 젖은 생선이 든 배낭을 메고 숲 속을 헤매며 땀을 흘리고있지 않은가! 미소를 띤 채 그가 말했다. "헬싱키보다는 여기가 천배는 좋아."-65쪽
포식한 토끼를 주머니에 넣고 나서야 그는 답답한 생각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나무는 즐겁게 살랑 소리를 냈고 바타넨은 노래를 흥얼거렸다. 재킷 주머니에는 토끼의 귀가 나와 있었다. -18쪽
나무에 묶인 소는 음매 소리도 내지 않고 얌전히 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사람이 자기를 도와주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소가 진창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소는 온 힘을 다했다. 그 사이 바타넨은 막대를 빼내어 소가 젖꼭지를 다치지 않도록 조심했다.-85쪽
까마귀는 점점 더 과감해졌다. 산장에 사는 사람이 자기의 행동을 막을 힘이 없다는 것을 안 모양이었다. 어쩔 줄 모르는 바타넨의 분노를 새는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았다. 새는 점점 살이 쪄서 앉아 있는 나무에서 하루 종일 떠나려 하지 않았다. 바타넨의 계산에 따르면 까마귀는 일주일에 60마르카어치의 음식을 먹어 치웠다.-115쪽
새는 높이 올라갔는데 절망적인 날갯짓이 투오넬라의 백조와 흡사했다. 새의 마지막 비행을 알리는 끔직스런 소리가 또 다시 들렸다. 바타넨은 망가진 배낭을 집어다가 산장에 걸었다. 그는 자신의 끔직스런 행동에 목이 터져라 웃을 만큼 무자비했다. 토끼도 깔깔 웃는 듯이 보였다.-119쪽
곰은 스웨덴 여자 앞에 뒷발로 섰는데, 토끼를 안고 있는 그녀를 놀라서 바라보는 것 같았다. 토끼의 냄새를 킁킁 맡더니 곰이 스웨덴 여자에게 달려들었는데, 마치 셋이서 함께 포옹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토끼와 여자는 기겁을 해서 비명을 질렀다. [토끼가 비명을.. ㅋㅋ] -1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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