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란의 악어이야기
조경란 지음, 준코 야마쿠사 그림 / 마음산책 / 2003년 8월
평점 :
품절


무슨 작가를 좋아한다고 하면, 그가 쓴 작품은 다 읽어보는 것이 기본적인 도리일지도 모른다. 인터뷰어는 인터뷰이에 대한 완벽한 관찰과 연구 후에, 인터뷰를 하는 기본을 지녀야 함과 비슷하게_

조경란이라는 작가를 매우 좋아하지만, 그의 작품을 전부 다 찾아보진 못했다. 그런 '연구적인 독서'는 나와는 아직 맞지 않아서라는 변명을 덧붙인다.

 

"악어이야기"는 매우 정이 가는, 그림책 같은 책이다. 고요하게 죽어있는 듯이, 그러나 눈은 삶에 대한 열정을 담고 있는 악어.

파충류라는 것을 망각할 정도로 귀여운 모습으로 곳곳에 포진해 있는 악어들이 자꾸만 내게 말을 걸어와, 페이지를 쉬이 넘길 수가 없었다. 작가의 견해를 바탕으로 정보를 전달하는 듯한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이런 부분말이다.

 

p50.
진화의 발달을 결정하는 것은 우연성이다.
진화의 척도에서 보면 딸꾹질 한 번 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멸종은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멸종의 과정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격리와 무관심이다.
무관심을 정당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거기에는 미련도 애착도 망설임도 없다.

p61.
그리고 그 나무는 염소들을 날아다니게까지 만든다. 일단 아르간 나무 조그만 녹색 열매를 맛 본 염소들은 그 맛을 못 잊어 나무에서 떨어질 각오를 하고 필사적으로 높은 곳까지 올라간다. 가지 끝에 달린 열매까지 다 먹고 나면 놈들은 도리없이 나무 꼭대기에서 땅으로 펄쩍 뛰어내리는 것이다. 그 모습이 꼭 염소가 나무에서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인다. [모로코 아르간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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