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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중동 수업 - 세계 변화의 중심, 이슬람 세계의 모든 것
장지향 지음 / 시공사 / 2023년 10월
평점 :
뉴스에서 연일 이스라엘 하마스 관련 뉴스가 보도되고 그 와중에 무고한 민간인들의 안타까운 소식에 마음이 무겁고 걱정스러웠다.
도대체 왜? 무엇이 저들을 저렇게까지 잔인하게 만들었을까?
중동의 종교와 정치를 잘 모르니 더욱 이해가 안 되는 걸까?
그렇다면 제대로 좀 알아지하고 찾은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최소한의 중동 수업은 내가 중동이라고 알고 있었던 대부분의 것들을 아니라고 부정한다.
그동안 석유, 낙타, 사막, 테러, 오일 머니로 어마어마한 부를 가진 왕족들만 생각했던 나를 정말 무지하고 단순했구나 반성하게 만들었다.
오늘날 중동 이슬람 세계는 전 세계 변화의 중심에 있다. 스포츠 워싱, 네옴 프로젝트, 화성 탐사선, ISIS까지
세계 정치·경제의 판도를 뒤집는 21세기 중동의 현실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지향 박사의 최소한의 중동 수업은 중동 이슬람 세계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책이다.
작가 장지향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문학사와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고, 다른 중동학 전공자들이 주로 중동 현지나 유럽에서 공부하는 것과는 다르게 그녀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 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부분의 중동 전문가들이 남성인 점과 중동에서 여성의 위치를 생각하면 그녀가 현지에서 겪었을 일들이 쉽지 않았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4개의 파트로 나누어 설명된 중동은 제목처럼 최소한은 아니다. 최소한의 중동 수업만 읽어도 현시점 중동을 이해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책에 등장하는 빈 살만 왕자를 보니 문뜩 반가웠다. 지난해 방문한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그 바쁘다는 우리나라 기업 총수들을 한자리에 불러 모았다는 뉴스를 보고 경이로웠는데, 왕세자가 야심 차게 추진하는 네옴 프로젝트 발주에 전 세계가 앞다퉈 경쟁에 나선 것도 모자라 각국 정상들마저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과의 관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왕세자의 주도로 석유 의존 경제의 위기 도래와 청년 세대의 인식 변화에 맞춰 산업의 다각화와 개방 사회를 목표로 과감한 개혁이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젊은 지역이다. 그런 점에서는 무척 부러움을 느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엔 낯설고 많은 정보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하지만 선택적으로 정보를 취할 수도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나 같은 경우 요즘 사태와 관련해 궁금증이 컸던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문제를 먼저 알아보기 위해 Part1과 Part4부분부터 읽었는데 문제없이 내가 찾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또한 도표와 그래프를 이용해 간단하며 명료하게 설명해 복잡하고 낯선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하기 훨씬 편했던 것 같다.
테러의 프랜차이즈화라니?
“ISIS 지도부와 주력 조직의 근거지인 시리아 북동부와 이라크 북서부가 아닌 곳에서 일어난 테러는 ISIS 프랜차이즈 그룹의 소행이다. ISIS를 표방한다고 다 ISIS는 아니다. 이들 프랜차이즈 그룹은 먼저 공공시설 폭파, 총기 난사, ‘묻지 마 살인’ 등을 자행한 후 ISIS에 충성을 맹세한다고 선언했다. 조금 지나 ISIS 중앙 지도부도 이들의 충성 맹세를 확인한 후 배후를 인정했다. 중동 내에서 ISIS 지부를 새롭게 자처하는 조직은 ISIS보다 훨씬 앞서 오래전부터 존재했으나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다가 ISIS의 유명세에 편승하고자 브랜드를 빌렸다. 중동 외 지역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유럽과 북미, 아태 지역의 사회 주변부에 머물던 반사회적인 무정부주의자 개인이나 조직 폭력범이 ISIS 브랜드를 내세우며 범죄에 이용하는 현상에 가깝다.” 최소한의 중동 수업P262
냉전 이전 명확했던 테러리스트 유형은 이제는 프로파일링이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ISIS가 등장하면서 조직원이 전 세계 90여 국에서 몰려들어 초국제 다국적 조직이 된 것이다. 사이버 공간을 거쳐 스스로 극단주의에 입문한 그들은 조직의 서열과 명령체계를 무시하기도 한다. 그들 중 일부는 ISIS의 유명세에 편승하고 범죄에 활용하는 중이다.
이런 ISIS의 프랜차이즈화 현상이 ISIS 자체가 아닌 각 나라 고유의 사회 경제적 취약점과 연동 된다는 사실이 더 무섭다는 작가의 의견에 크게 공감한다.
이 책에서는 다각도의 중동을 만날 수 있다. 조금은 어려운 부분은 천천히 읽어도 좋은듯하다. 나처럼 관심사부터 찾아 읽어봐도 좋고, 어쨌든 최소한의 중동 수업을 통해 본 중동은 다채롭고 다이내믹하다. 생뚱맞을지 모르지만 나는 이 책을 읽고 중동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다. 더 자세히 알고 싶고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