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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달루시아의 개 (1929) - [초특가판]
류이스 브뉴엘 감독, 시몬느 마레울 외 출연 / 맥스엔터테인먼트 / 2007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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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17분'
<안달루시아의 개>는 스페인 초현실주의 영화의 거장 루이스 부뉴엘(Luis Bunuel Portoles)과 우리에겐 초현실주의 미술가로 잘 알려져있는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omingo Felipe.<기억의 지속>으로도 유명한)가 공동으로 참여하여 만든 영화다. 1929년에 만들어진 17분의 이 짧은 영화는 80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세계 최고의 단편 영화이며, 영화광들은 꼭 봐야 할 영화이고, 영화사의 한 획을 그은 영화로 손꼽힌다.(로저 에버트와 <<엠파이어지>>의 '위대한 영화'리스트에 꼽혔다는 것만 해도 이 영화의 평가를 알 수가 있다.)
사실 <안달루시아의 개>가 지금에와서는 그리 충격적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영화의 의미는 단지 부뉴엘과 달리가 의도했던 그런 반사회적인 충격적 영상만이 현대사회에게 전해지는 것만이 아니다. 비록 부뉴엘과 달리는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적어도 난 <안달루시아의 개>가 영화와 초현실주의 미술이 결합한 세계 최초의 예술영화라고 확신한다.
이 영화의 줄거리를 찾으려는 시도는 무의미하다. 서로 관련없는 영상들을 이어놓은 것에 불구하다. 이 영화는 부뉴엘과 달리가 그저 꿈 얘기(영화 사상 큰 논란이 되는 영상이 바로 여기서 탄생한다.)를 나누다가(사실 달리의 꿈 얘기는 부뉴엘의 꿈 얘기를 거짓으로 받아친거라고 생각한다.) 만들게 된 초현실주의적 장난에 불과하다.아니면 그들은 그저 기존의 영화 개념에 도전하고 싶은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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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가장 유명한 장면. 지금의 눈으로 봐도 상당히 그로테스크하다. 실제 저 눈은 송아지 눈이라고 한다. 여담으로 말하자면 이 영화의 두 주인공 배우인 피에르 바체프(Pierre Batcheff)와 시몬느 마레울(Simone Mareuil)은 불행한 삶을 살다 모두 자살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영화의 만드는 과정은 단순했다. 그저 달리와 부뉴엘이 서로 어떻게 만들까 제의를 하면서 '그거 괜찮네'하면 집어놓고 '그건 아닌걸'하면 빼버렸다.(이 에피소드만 봐도 얼마나 영화를 대충 만들었는지 알 수 있다.) 그렇게 단순하게 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안달루시아의 개>를 볼때면 여자의 눈을 자르는 장면이나 손바닥에서 튀어나오는 개미들, 여성을 성추행하다가 갑자기 두마리의 죽은 당나귀 시체와 두명의 신부가 매달린 그랜드 피아노를 끄는 남자등 충격적인 영상들을 만나볼 수 있다. 부뉴엘과 달리는 의도적으로 자신이 사회를 충격에 빠뜨리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주장했고, 그들은 성공했다. 심지어 부뉴엘은 자신의 영화가 당시 시사회(당시 피카소를 비롯한 파리의 모든 유명 예술가들이 보았다.)에서 관객들이 격분할까봐 돌을 잔뜩 주머니에 넣고 갔다는 유명한 일화까지 있을정도로 당시에는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었을 것이었다.
시사회 이후 많은 평론가들과 분석가들이 이영화의 의미를 분석하려 했지만 두 사람은 영화에 의미를 찾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며 핀잔을 주었다.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뜻인 것이다.(내 생각에도 두 사람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 초현실주의는 의미를 찾아서는 안되는 예술아닌가. 또한 의미가 있다고 해도 두 사람만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저 이 영화는 초현실주의 가장 사랑하는 '꿈'의 미학을 담은 영화일 뿐이다. '모든 영화들이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려고 노력할 때, <안달루시아의 개>는 관객 모두를 소외시킨 최초의 영화다.'라는 한 평론가의 말처럼 <안달루시아의 개>는 부뉴엘과 달리 둘만의 예술을(심지어 같은 초현실주의 미술가들조차 소외시킨) 마음껏 스크린위에 펼쳐 후대 영화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친 이 위대한 영화가 1929년도에 나왔다는 사실에 그저 놀랍다.
DVD에 대해 말하자면, 달랑 작품만 있는것이 아니라 부뉴엘의 아들의 인터뷰로 부터 나오는 <안달루시안의 개>의 자세한 정보와 부뉴엘에 관한 일화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그러나 그 인터뷰 전부가 한글 자막 지원이 되지 않는 것은 아쉬웠다고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