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 없는 아이, 난감한 어른 - 준비된 부모를 위한 성교육 Q & A
김백애라.정정희 지음, 한국성폭력상담소 엮음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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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내 키를 훌쩍 넘어버리고 변성기 목소리 덕분에 내 아들인지 남의 아들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꽉 채운 12세 아들.

일찌감치 성교육을 시키고 싶었던 건 이미 옛날 이야기.

어느새 혼자서도 뭘 알았을 나이가 되버렸다.

뒷짐지고 모른척 하시는 아이 아버지.

결국 내가 나서기로 결심했으나 뭘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하기만 했던 성교육.

망망대해에 등대같이 등장하신 책, 거침없는 아이 난감한 어른.

아주 유용했음. ㅠㅠ


 

한국성폭력상담소가 기획해서 전문적으로 성교육 상담을 하는 분들이 쓴 책이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 주고받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설명을 덧붙이는 형식.

그러다보니 엄마들의 살아있는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현실감이 넘친다.

카페에 올라온 고민, 질문과 댓글까지 함께 담아와 읽다보면 피식 웃음이 나는 상황은 덤. ㅎㅎㅎ


자녀가 힘든 상황이 닥치거나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면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부모가 되길 바라는 건 당연한 일.

나 역시도 그런 부모를 꿈꾸며(?) 지금까지 왔지만.

엄마인 나도 꺼내지 못하는 성에 관한 이야기를 아이가 먼저 꺼내길 바란다는 건 무리다 싶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 지 모르겠고,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말을 해줘야 할 지도 모르겠고.

바로 이 지점에 대한 해결책을 선물한다, 거침없는 아이 난감한 어른이란 책이.


엄마들의 가장 많은 고민은 역시 자위.

어른은 해서 된다 안된다의 문제에 촛점을 맞추지만 아이들은 자위 후의 영향에 대해 고민하더라.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가르쳐야 할까?

저자는 감염을 막을 수 있게 손을 깨끗이 씻고 아주 개인적인 문제니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해야 한다고 가르치라 한다.

나의 느낌이 소중하듯 남이 느끼는 것도 소중하니 함부로 남의 몸에 손을 대선 안된다,

사랑하는 사람들만의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니 드러내서 보이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말해주라 한다.


막막하고 난감했던 성교육의 길이 보이는 기분.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요, 라며 고민에 대해 말하는 방법도 알려주니 응용해서 말하기도 좋겠다.

참 좋다.

인간 대 인간으로 성을 바라봐야 하고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시각을 가지니 든든하다.

조금 더 아이가 어릴 때 봤더라면 좋았을 걸, 후회 한가득.

당분간은 성교육을 위한 책이라면 무조건 "거침없는 아이 난감한 어른"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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