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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은 멋있다 ㅣ 소설의 첫 만남 1
공선옥 지음, 김정윤 그림 / 창비 / 2017년 7월
평점 :
라면은 멋있다.
한 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인터넷 소설 "그놈은 멋있었다"가 떠오른다.
제목의 비슷함도 있지만 '다름' 이라는 공통점을 가졌기 때문.
청소년 작가였던 귀여니를 일약 스타의 자리에 앉히고 대학 입학까지 가능케 했다고 알려지더니 급기야 영화로까지 제작되었던,
'기성' 에서 벗어난 '다름'의 본보기로 많이 오르내렸던 '그놈은 멋있었다'.
'라면은 멋있다' 는 청소년 마중물 도서라는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기존의 책에서 분리 독립되어 새롭게 태어난(?) 책이다.
청소년 추천도서라고 하면 청소년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쓰여지거나,
고전소설처럼 읽기 어려우면 쉬운 현대어로 손을 봐서 다시 출판되기 마련이건만,
라면은 멋있다는 기존의 책 "나는 죽지 않겠다" 안에서 하나의 단편만 따로 뽑아내는 "다른" 방식을 취했다.
읽기와 쓰기가 끝없이 강조되지만 정작 독서 인구는 늘지 않는 기이한 사회.
학교의 평가는 읽기와 쓰기 중심으로 변하는데 오히려 긴 글을 읽어내지 못하고 책과는 담을 쌓는 청소년이 양산되는 아이러니.
이런 현실에 맞서 책 읽기는 어렵지 않다는 걸 보여주고픈 책이 바로 '라면은 멋있다' 라 하겠다.
연인(청소년 커플을 이렇게 불러본 적이 없어서 엄청 생소하다. ㅡㅡ;;) 인 남녀 청소년.
어려운 형편 때문에 데이트라고 해봐야 맨날 라면 먹는 것이 전부.
그러나 형편이 어려움을 솔직하게 터놓지도 못하고, 쓸데없는 허세로 상황은 곤란해지기만 한다.
허세가 분명했지만 진심이었던 마음.
내 마음 나도 모르겠고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도 막막한 청소년의 모습이 고스란히 보여 웃음이 난다. ㅋ
80쪽 남짓의 짧은 단편.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사건만 진행.
세세한 심리묘사나 복선, 어려운 어휘나 문장도 없다.
편안하게 줄줄줄 읽으며 공감하면 그만.
좋았다 나빴다, 말할 수 없다.
요만큼의 글밥에 요 정도의 사건을 갖추고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정확하면 되겠구나,
책을 좋아하지 않는 청소년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이 정도면 되겠구나,
싶은 기준이 되버린 책.
부담없이 읽을 수 있지만 초등생에게 권할 수는 없다.
청소년들의 이야기.
책을 너무 안읽어서 걱정인 청소년에게 추천한다.
청소년 추천도서지만 추천 기준이 조금 다르다는 걸 명심해야 할 - 라면은 멋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