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을 바꾼 큰 걸음 : 에이브러햄 링컨 - 노예해방으로 하나의 미국을 열다 ㅣ 돌베개 만화 인물 평전 3
이현정 글, 이대종 그림, 정범진 감수, 블루마크 / 돌베개 / 2011년 12월
평점 :
무엇보다도 이 책이 평전이라는 점에 끌렸다. 아무래도 위인전보다는 평전이 훨씬 객관적일 거라는 어감을 준다. 어린 시절에 읽었던 위인전들은 나에게 알게 모르게 위압감을 주었던 것 같다. 별로 닮고 싶은 것도 없었는데, 그 책들은 나에게 뭔가 그들처럼 되어야 된다고 강요했다. 항상 큰 별이 떨어졌다는 식의 천편일률적인 결말에는 '나도 누구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겠다.' 라는 조건반사적인 피드백만 허용되었다. 링컨도 마찬가지였다. 이 책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내가 아는 링컨은 ‘노예해방’의 아버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내가 어린 시절에 읽었던 링컨은 다름 아닌 ‘신화적 인물’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서문에서 밝히는 것처럼 실제 역사 속의 링컨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러한 기획 의도는 차례를 지나. ‘한눈으로 보는 링컨’페이지에서부터 드러난다. 링컨의 주요 일대기를 지도를 통해 그려낸 것은, 인물의 발자취를 짐작해 보는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링컨의 역사’와 ‘미국의 역사’를 나열한 표도 인물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미국의 역사라는 커다란 톱니와 링컨이라는 작은 톱니가 어떻게 맞물리는지 추측해 볼 수 있는 표였다.
미국에서 링컨이 존경받는 이유가 우리가 알던 ‘노예해방’이 아닌 ‘연방수호’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이 책의 내용이 금방 읽힌다. 중간에 친절하게 제시하는 박스정보들은 만화의 흐름을 끊지 않으면서 적절히 쉬어가는 역할도 한다.
내가 부모라면, 나는 자녀에게 위인전대신 이 시리즈를 선물하겠다. (개인적으로, 위인전의 스토리는 그다지 ‘생각하는 힘’을 키우게 하는 것 같진 않았다. 생각거리를 던지지 않았으니깐.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경직된 사고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결과로 나타나는 것 같다.)
무엇보다 ‘역사의 흐름’이라는 맥락에서 인물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한 점이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다. 그리고 휙휙 넘어갈 정도로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