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스마엘
다니엘 퀸 지음, 박희원 옮김 / 평사리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현대사회에 대한 비판과 그 대안을 다룬 책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비판'은 작게는 개인의 삶부터, 크게는 세계의 흐름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다. 그에 대한 대안들 역시,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다양하다. 그러나 이 책들의 공통점이 '지금 우리의 삶이 잘못되었다.'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은 근본적으로 잘못되어 있다."

 (타 도서 서문 인용)

이 말에 공감한다면, <나의 이스마엘>을 읽을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다.

 

12살 줄리와 스승 이스마엘은 산파술로 이루어진 수업을 통해 우리 삶(문명)의 가장 깊숙한 진원지를 파헤친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인류 공통의 '문화'에 대한 상식을 뒤엎으면서 시작된다.

(이 책에서 말하는 '문화'는 광의적인 뜻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문화(culture) 란 말이 '경작하다'라는 라틴어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을 염두하면, 결국 문화라는 것은 인간이 '날 것(nature)'에 대해 인위적인 액션을 취하는 모든 것을 이름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어머니는 생물학적 어머니를 말하는게 아니란다. 문화라는 어머니를 말하는 거지. 어머니 문화는 네 부모님을 통해 너에게 말을 건네지. 네 부모님 역시 태어나면서 어머니 문화의 목소리를 들으며 자라났고. (중략) 또한 대중가요나 광고, 강연회,설교, 농담을 통해서도 어머니 문화는 끊임없이 네게 말을 하고, 신문과 잡지와 교과서 등을 통해서 너는 어머니 문화의 생각을 너도 모르게 읽게 되는 거란다."

 

이스마엘은 우리가 단 한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인간이 농사를 짓기 시작한' 그 시점을 문제삼는다. 바로 그 때부터 인류가 필연적인 멸망(?)의 길을 걸어왔다는 것.  

12살 줄리와 스승 이스마엘은 산파술로 이루어진 수업은 우리 삶(문명)의 가장 깊숙한 진원지부터  식량, 종교, 환경, 학교(어린이), 노동 등 다양한 문제들을 아우른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앞으로의 대안의 여지를 남긴다. 물론 고릴라 이스마엘은 제 고향으로 돌아가고, 대안을 고민하는 건 알렌 이하 남은 자들의 몫.

 

그건 바로 '불규칙적인 보복'이라는 전략인데, '네가 받은 만큼 주어라. 단, 지나치게 예측가능해선 안 된다'라는 것이 주된 내용이지. (중략) 불규칙적인 보복이라는 전략이 다소 호전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 이건 평화를 유지하는 전략이야.

 

“자발적인 가난이 아니라 오히려 자발적인 부, 이것이 너희 혁명의 표어가 되어야 해. 은행 지하금고에 넣어둘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아니라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인간이 지난 수십만 년 동안 누려왔고 리버의 생활양식이 보전되는 곳에서는 지금도 누리고 있는 진정한 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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