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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벵하민 라바투트 지음, 노승영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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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면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 어떤일이 벌어지는지 말할 것 같지만, 책은 우리가 세상은 이해하길 멈출 때라고 선언한다. 멈춤이 강제되어야 하는 순간이 왔음을 책에 나오는 학자들은 이미 한참 전에 예견한다.

어떤 일이 시작될 때 슬프게도 언젠가는 이 시작이 끝을 향해 가고 있음을 실감할 때가 있다. 다만 세상은 스포츠 경기처럼 정확한 시작시간과 끝시간을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어렴풋이 느낌으로만 알 수 있는 그 끝을 책에 나오는 학자들은 추론하고 예감한다. 후회(하버)하거나 스스로 멈춤(그로텐디크)으로 또는 갈때까지 가버리는(하이젠베르크) 방식으로. 다만 이런 실감이 다가왔을 때 이미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을 넘어버린 순간으로 보인다.

아인슈타인은 특이점이 생겨날 수 없는 것은 물질이 아무렇게나 집중될 수 없다는 간단한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지금 우리는 과연 특이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을까? 최근 보이는 뉴스, 극심한 가뭄, 극심한 폭우, 극심한 더위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슈바르츠실트는 어떤 물체든 충분히 제한된 공간에 압축됐을 때 특이점이 발생할 수 있음을 추론해낸다. 우리는 제한된 공간에서 충분히 압축된 삶을 살고 있다. 특이점에 도달했을 때 모든 물체가 바닥 없는 구덩이에 떨어진 것처럼 우주에서 사라진다고 한다.

과학자들의 예견은 에두르지 않고 가차없이 우리에게 이미 도달해 있다.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기 시작할 때, 세상은 이미 멈출 경계에 다다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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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의 몽타주 (리커버)
박찬욱 지음 / 마음산책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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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도 좋았는데 리커버도 만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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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의 임무
할 클레멘트 지음, 안정희 옮김 / 아작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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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퇴사하는데 중력의 임무 보면서 앞으로 나의 임무는 무엇일까 진지하게 누워 읽고싶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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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스팬스 : 깨어난 괴물 1 익스팬스 시리즈
제임스 S. A. 코리 지음, 최용준 옮김 / 아작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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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기대중! 예약구매 했는데 주말에 커피마시면서 읽을 시간 고대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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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의 탐닉 - 김혜리가 만난 크리에이티브 리더 22인 김혜리가 만난 사람 2
김혜리 지음 / 씨네21북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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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의 탐닉』은 씨네21에 실린 인터뷰 모음집이다하지만 단순히 ‘인터뷰 모음’이라고 하긴 힘들다인터뷰어인 김혜리 기자와 인터뷰이들의 대화는 쉽게 읽어내려 갈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다이 책의 광고에서는 ‘굉장히 밀도 있는 인터뷰’라는 표어를 사용해 소개한다밀도 있는 인터뷰가 궁금했고그 궁금증은 『진심의 탐닉』을 읽자마자 해소됐다‘어쩜 이런 질문을 생각해 낼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그런 질문을 하기 위해 김혜리 기자는 ㄱ이라는 사람을 인터뷰 하게 되면 ㄱ에 대한 신문기사부터 책드라마영화음악 까지 모두 찾아서 보고듣는다고 한다.

인터뷰어에 대한 철저한 준비와 함께 기자본인의 배경지식도 너무나 부럽다번역가 정영목 인터뷰 중 “번역이란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작업이란 전제를 인정하고 들어가야 할 수 있는 일이라는 말도 있는데요극단적 예로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은 서문을 보면 14세기 말 독일의 한 수도사에 의해 라틴어로 쓰인 작품의 17세기 라틴어판을 프랑스어로 번역한 것을 다시 이탈리아어로 옮겼노라 쓰여 있잖아요이것을 다시 한글로 번역할 때는 어떤 문체가 합당한 것인지 굉장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잖아요?”라는 질문이 있다이 질문을 하기 위해서 ‘번역이란 원칙적으로 불가능한 작업’이라는 말을 알고어느 정도 이해해야  하며『장미의 이름』의 서문도 기억할 수 있어야 한다나는 이런 배경지식을 시간과 노력 없이 눈대중만으로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김혜리 기자가 만난 인터뷰이들도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소설가 김연수무한도전PD 김태호시인 김경주정치인 유시민앵커 신경민배우 고현정첼리스트 장한나 등이 인터뷰이로 등장한다그 중 시인 김경주의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마지막 질문 “항상 죽은 손목시계를 차고 여행한다고 책에 썼습니다아예 시계를 차지 않는 쪽이 아니라 죽은 시계를 굳이 차고 가는 까닭이 뭔가요?”라는 질문에 김경주는 “시계를 차고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시간에 맞춰서 살게 돼요그 속도감을 없애고 싶었어요죽은 시계는 계속 뭔가를 환기하고 갈등을 일으키죠갑갑해서 가끔은 맞추고도 싶고몰래 돌려 보기도 하겠죠죽은 시계는 문학의 이미지예요비유하면 시계를 아예 차지 않고 가는 것은 예술이 뭔지는 알지만 예술을 하지 않는 사람이고죽은 시계를 구태여 차고 여행가는 사람은 끊임없이 환기하고 갈등하며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답한다요즘 시간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었다놓쳐버린 시간을 되찾을 순 없겠지만 현재 시간을 천천히 가게 할 순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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