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폐교생활백서 세트 - 전2권 폐교생활백서
로서하 지음 / 드루이드아일랜드 / 2024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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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개님의 블로그를 빠짐없이 보진 않았어요.
폐교일기도 처음부터 다 보진 못했습니다.
첫 클라우드펀딩도 비닐하우스도 모르는 것 투성이지만 몰라도 읽는데엔 전혀 무리는 없었습니다.
사실 이스터에그를 노리고, 처음엔 책을 읽는다기보단 책과의 전투였었는데요.
그런데 어느새 그냥 읽고있는 저를 보게 되었어요.
비록 이스터에그는 찾지 못하였지만, 다 읽고나니 마음이 따뜻해지더군요.

저는 아보카도를 어떻게 키워야할까 찾아보다가 프로개님의 블로그까지 가보게 되었는데요.
너무나도 상세한 설명, 근데 그 설명을 지루하지않고, 알기쉽게 해주시는 모습에 반해서 막 블로그를 보다가
집에서 바나나를 키우시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알게됩니다.
층간 바나나소음이라니요 ㅋㅋㅋ
암튼, 글이 너무 제 스타일이었지만, 그렇게 보다가 까먹게 됩니다.

그러고 또 몇년 후에, 그 블로그를 다시 찾아보게 되고, 그땐 이웃도 맺어서 새로운 글들도 그때그때 보는데요.
항상 배경이 되는 그 폐교가 참으로 궁금했었어요.
창으로 비춘 햇살과 그 햇살을 받고 자라는 아이들.
가볼 순 없지만 글을 보면서 저도 같이 폐교에 있는 것만 같았지요.
그런데 폐교일기를 책으로 펴내신다고 하여 얼른 예약을 했습니다.

사실 폐교 이야기는 그래도 블로그를 통해서 듣고 있지만,
그런 남편을 둔 아내의 생각은 어떤지 갑자기 이사를 떠나자했을 때 어찌 그리 수락을 할 수 있었는지도 궁금했습니다.
책이 도착한 후에, 프로개님의 책은 폐교에서의 이야기를 읽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처음 폐교를 치우고 수리하고, 집다운 집으로 만드는일.
그리고, 주작이들,현무, 청룡, 백호와 살아가는 이야기.

특히나, 전 선천적으로 다리가 아픈 아이를 그저 보살피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를 거위사회에서 받아드리도록 감싸는 것이 아니라 동등하게 살아가도록 만들어준 부분에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나라면 어땠을까?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못해준다고 했을때 나는 어땠을까?
나는 그래도 이 아이가 걸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노력을 했을까?
약한 아이니깐 하고 그저 할수 없을 거야라면서 다른 아이들과 동등히 키우진 못했을 것 같습니다.
프로개님의 성격이 마냥 다정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런 강인함도 있으시단 걸 알았어요.

그런데 또 양봉에선 벌이 다칠까봐 양봉을 포기하셨다니, 역시 마음이 여리신 분이에요.
아마 전

"벌 너 나와! 내가 이긴다." 이랬을 거 같은데요 ㅋㅋㅋ

이렇게 프로개님의 책을 보면 막 폐교에서 삶이 막 꿈같고 너무 좋아보인단 말이죠.
동물들과 식물들과 함께하는 자연과도 같은 삶.

근데, 지박령님 책을 보면

꿈같던 모습에서 현실로 돌아옵니다. 팍하고 ㅋㅋㅋ

어느 날 남편이 비닐하우스를 임대해야겠다고 아무연고도 없는 시골 오지로 가자고 한다면
전.
"나야. 시골이야." 할 겁니다.
어릴 때 할머니댁이 오지에 비포장도로를 꽤 걸어나와야 도로를 만날 수 있었는데요.
전 어릴때도 그게 참 싫었거든요.
사실 좋은 추억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전 모든게 갖춰진 아파트를 좋아합니다.

로서하님의 책을 보다보면 정말 저랑 신랑을 보는 느낌이 들어요.
시골에서 자란 신랑은 벌레도 컴컴한 시골길도 무서워하지않습니다.
하지만 전 발이 두개가 넘어가는 생명체는 다 무서워해요.
심지어 개나 고양이도 사실은 겁먹습니다.
귀엽긴하지만 선뜻 다가가진 못해요.

'꿩꿩 하는 소리는 모야?'
"꿩이야."
"저게모야? 부엉이처럼 생겼어."
"부엉이야."

진짜 이 대화들을 보면서 저와 남편을 떠올렷습니다.

제가 언젠가 푸드덕 날아오는 생명체에 놀라 소리지를때
남편은 침착하게
"무당벌레야"이랬지요.
세상에. 무당벌레도 날면 무서운 것이었어요.

이렇게 마치 저희 부부같은 모습들도 신기했는데, 그 중 제일은
식물을 키우는 신의 손같은 프로개님도 아내에겐 손많이 가는 큰아들이란 점이었지요.
아마 이부분은 식물을 안키우는 분들도 격하게 공감하시지 않을까요?

로서하님의 책은 대체로 에세이같은 따쓰한 글이었지만,
혹여라도 폐교생활백서만 보고 이상만을 가지고, 폐교로 가게 될 분들을 위한 현실적 염려도 같이 있는
따스하지만 현실적 조언같은 책이었던 것 같아요.
그치만 전 그런 부분이 더욱더 마음에 들었답니다.

이렇게 두 분의 글을 읽고나니, 다른 듯하지만 잘 어울리는 오래된 편안한 부부의 모습이었어요.

마음이 따뜻해지는 글 잘 읽었습니다.


#폐교생활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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