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걷는 즐거움 - <걷기예찬> 그 후 10년
다비드 르 브르통 지음, 문신원 옮김 / 북라이프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내 경우에는 어디로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걷기 위해서 여행을 한다. 내가 여행을 하는 이유는 순전히 여행하는 기쁨을 위해서다. 중요한 것은 움직이는 것, 삶의 필연성과 당혹감을 더 자세히 경험하는 것, 문명의 포근한 침대를 벗어나는 것, 지구의 화강암과 예리한 단면들로 어수선한 규석들을 내 두 발로 느끼는 것이다." (8)

루소는 1762년애 멀제르브에서 평생 살면서 느꼈던 최고의 순간은 젊은 시절보다는 오히려 은퇴 후 자신이 그토록 소중하게 여기는 고독한 산책이라고 고백한다. 그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정원 안쪽으로 가서 태양을 감상한다. 잡다한 일들로 아침나절이 지나고 나면 서둘러 점심을 하고 오후에 또 누가 찾아올 새라 방문객들을 피해 달아난다. ... `드디어 오늘 남은 시간은 내가 나 자신의 주인이구나!` 그러고는 차분한 발걸음으로 숲속 야행의 어딘가를 찾아 나섰다. 혼자 자연 풍경을 가로지르노라면 한 치의 모자람 없이 완전히 차분하게 풍경에 젖어든다. (41)

걷기는 용어의 물질적 그리고 정신적 의미에서 땅에 발을 딛는 것, 즉 자신의 존재 속에 똑바로 서는 일이다. ... 걷는 것은 자신의 길을 되찾는 길이다. 돌연히 빠른 속도로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이다. 질병과 슬픔을 이기고 앞으로 나아가면서 자신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다른 사람이 되고자 하는 의지이다.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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