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미안하다. 그때 청량리에서 최일도라는 이름을 가진 목사가 어려운 이들을 위해 병원을 짓는데 기부금을 모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100만 원은 여행을 다녀오면 사라지지만 기부를 하면 혹시 이 돈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상재와 민정`이라는 이름으로 내 인생에 첫 번째 기부를 했다. 여태껏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고 잊어버리고 살았는데 문득 `어떻게 많은 돈이 나에게 왔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기부로 누군가 다시 살아난 것일지 모를 일이다." (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