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니아오 호수 이야기 대산세계문학총서 101
왕정치 지음, 박정원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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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꾼, 주석 세공인, 아가씨, 아주마니 들이 물 흐르듯 쉴 새 없이 오가며 시일즈를 돌보았다. 그들은 평상시 고생스럽고 단조로운 생활 속에서 잘 표현하지 않았던 열정과 호의를 보여주었다. 그들은 시일즈와 차오원이 한 일들이 모두 당연하고 옳다고 생각하였다. 따니아오는 이 젊은이 한 쌍을 배출하여 긍지를 느끼게 하였다. 모두들 기쁨으로 가득하고 포근하여 마치 설을 지내는 것 같았다. (33)

이때부터 차오원은 이웃에 사는 아가씨, 아주머니들과 함께 자홍색 올방개 뿌리, 청록색 마름열매, 새하얀 연근을 매고 바람에 버드나무가 흔들리듯이 거리를 지나 시장으로 갔다. 쪽 찐 머리 한쪽에는 커다란 붉은 꽃이 꽂혀 있었다. 그녀의 눈은 여전히 밝게 빛났거 긴 속눈썹은 부채질하는 것처럼 흔들렸다. 그러나 눈빛은 더욱 깊었고 확고하게 보였다. 그녀는 아가씨에서 아주 유능한 젊은 아주머니로 변해갔다.
시일즈의 상처는 좋아지겠지?
아마 그럴 것이다.
당연히 그럴 것이다. (36)

샤오잉즈는 배의 한복판으로 뛰어갔다. 노 두 개가 나는 듯이 빠르게 물살을 헤치며 갈대가 무성한 호수로 나아갔다.
갈대꽃이 새 이삭을 피웠다. 자회색 갈대 이삭은 은빛을 내고 있었고, 부드러워 마치 실타래 같았다. 어떤 곳은 창포 이삭이 피었는데 새빨간 것이 마치 작은 양초 자루 같았다. 푸른 부평초, 자줏빛 부평초, 발이 긴 모기, 물거미. 야생 마름은 꽃잎이 네 개인 희고 작은 꽃을 피웠다. 놀란 푸른 물새 한 마리가 갈대 이삭을 스치면서 날개를 푸드덕거리며 멀리 날아갔다. (66)

천 상공은 매를 맞을 때는 감히 울지 못했다. 저녁이 되어서 문을 닫게 되자 그는 홀로 한참 동안을 엉엉 소리 내어 울었다. 그는 먼 고향에 계신 그의 어머니를 향해 말했다. "어머니, 저 또 맞았어요! 어머니 그래도 괜찮아요. 2년만 더 맞으면, 어머님을 모시고 살 수 있을 거예요!" (109)

이날 날씨가 특별히 좋았다. 하늘에 구름 한 점 없었고 온 하늘에 달이 밝았다. 인청의 한가운데에는 높이가 네 장(丈) 이상이 되는 골조 하나가 서 있었다. 어떤 사람은 일찌감치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무 걸상을 어깨에 메고 와서 기다렸다. 각종 간식거리를 파는 사람들도 모두 왔다. 쇠고기와 고량주를 파는 사람, 소스를 친 말린 두부를 파는 사람, 다섯 가지 향료를 넣은 땅콩 알맹이와 참깨를 넣은 사탕을 파는 사람, 다섯 가지 향료를 넣은 땅콩 알맹이와 참깨를 넣은 사탕을 파는 사람, 순두부 파는 사람, 삶은 올방개를 파는 사람, 민물에서 나는 신선한 어패류 요리, 자주색 껍질의 신선한 마름열매와 방금 껍질을 벗긴 가시연밥을 파는 사람...... 도처에 폭풍용 램프의 사각 유리등이 있었고, 열기가 사방에 자욱하게 퍼져 있었고 붓순나무의 향기가 코를 찔렀다. 사람들은 친지나 친구에게 가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나누었고, 오순도순 왔다 갔다 했다. 인청의 풀이 모두 밟혔다. 사람들의 신발 밑창 또한 가을 풀의 짙은 액 때문에 미끌미끌해졌다. (129)

그는 지타오민이 그에게 보내준 그림을 모두 자신의 관 속에 넣어놨다.
10여 년이 흘렀다.
지타오민이 죽었다. 예샨은 이제 과일을 팔지는 않았지만, 사계절 여덟 절기 동안 여전히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신선한 과일을 찾아 지타오민의 무덤에 바쳤다. (171)

천샤오쇼우는 천왕묘에서 나와 말에 올라탔다. 연대장이 총을 꺼내 뒤쪽에서 단 한 방에 그를 맞혔다.
"나의 여자를 어떻게 이리저리 만질 수 있지? 나 말고는 어떤 남자도 그녀의 몸을 만질 수 없어. 이 자식, 나를 너무 만만하게 봤어!"
연대장은 정말 억울하다고 느꼈다.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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