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읽는 방법 - 히라노 게이치로의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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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옳다고 믿는 것, 상식으로 통하는 것, 훌륭한 사람들이 공인된 언어로 지금 이 시대는 이런 시대라고 추상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이질감을 느끼고 따분해하고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좀더 구체적이고 생생하고 우스꽝스럽고 슬프고 가슴이 뛰고 안타깝고 아름답고 또한 어처구니없기도 한 감동적인 이야기가 인간에게 분명 있으리라고 믿는 것. 그런 근엄한 언어로는 도저히 길어올릴 수 없는 현실이 우리 인간에게 반드시 있다고 믿는 것. 그것이 우리가 소설을 찾는 이유일 것이다. (12-13)

어쩌면 원래 작가의 심연에 있었던 것은 이렇게 아무런 경계도 없이 마구 뒤섞인 혼돈이었을 것이다. 작가는 그 혼돈을 지그시 응시해서 무엇과 무엇이 대립하는지 파악하고 각각에 초점을 맞춰 그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나간다. 그렇게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언가를 `주어화`해서 `......은 ......이다`의 형태 속에 몰아넣으려고 할 때에 주어지는 이름이 바로 등장인물의 고유명사다.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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