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 시집 범우문고 16
김소월 지음 / 범우사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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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는 소월. 새롭게 다가온 두 편의 시.

단, 생소한 표현은 지금 내 말로 번역해 적음.

 

꿈으로 오는 한 사람

 

나이 차게 되면서 가지게 되었노라

숨어 있는 한 사람이, 언제나 나의,

다시 깊은 잠 속의 꿈으로 와라

붉은 듯한 얼굴에 가늣한 손가락의,

모르는 듯한 거동도 전날의 모양대로

그는 야젓이 나의 팔 위에 누어라

그러나, 그래도 그러나!

말할 아무 것이 다시 없는가!

그냥 먹먹할 뿐, 그대로

그는 일어나라. 닭의 홰치는 소리.

깨어서도 늘, 길거리 옛사람을

밝은 대낮에 빗보고는 하노라.

 

비단안개

 

눈물이 비단안개에 드리울 때,

그때는 차마 잇지 못할 때러라.

만나서 울든 때도 그런 날이오,

그리워 미친 날도 그런 때러라.

 

눈물이 비단안개에 드리울 때,

그때는 홀 목숨은 못 살 때러라.

눈물 이는 가지에 댕기치마로

젊은 계집 목매고 다닐 때러라.

 

눈물이 비단안개에 드리울 때,

그때는 종달새 솟을 때러라.

들이랴, 바다랴, 하늘에서랴,

알지 못할 무엇에 취할 때러라.

 

눈물이 비단안개에 드리울 때,

그때는 차마 잇지 못할 때러라.

첫사랑 있던 때도 그런 날이오

영리별 있던 날도 그런 때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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