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
배성아 글.사진 / 브리즈(토네이도)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현실을 벗어나는 것에 있다. 각박하고,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정신적·신체적 스트레스로부터의 탈피. 그래서 여행은 항상 사람을 설레게 한다. 하지만 여행이 ‘노가다’가 아님에도 여행을 참 힘들게 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귀한 시간을 쪼개서, 비싼 돈을 들여서 왔는데 조금이라도 많이 보고 가야지’라는 생각은 여전히 우리가 진정한 여유가 없는 바쁜 사람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 또한 조금 더 많이 눈에 담아오기 위해 열심히 사진 찍고 구경하기 바빴던 것 같다. 그런데 저자의 여행은 좀 다르다. 그녀에게는 여유가 있다. 원래 계획되어 있지 않은 곳으로 훌쩍 떠나서는 예상치도 못했던, 우리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마음이 풍요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이런 소중한 경험은 일상생활 속 늘 우리 곁에 있어 소중함을 느끼기 힘들었던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아름다운 장소와 좋은 음악, 맛있는 음식은 늘 사랑하는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것이다. 글쓴이는 파리의 세탁방에서, 두브로브니크의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속에서, 자신의 모습과 사랑하는 이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처음에 책 제목을 보고는 헤어진 연인들 혹은 지금 사랑하고 있는 연인들, 즉 연인들만을 위한 책일 꺼 라는 예상을 했었지만, 내 추측은 빗나갔다. 말 그대로 곳곳에 있는, 허나 우리가 소홀히 했던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소소한 사랑을 이야기 하는 책이다. 10년 지기 친구, 부모님.. 항상 고마우면서도 농담으로 조차 ‘사랑한다’고 전하지 못했던 이들에게 이 책은 ‘내가 당신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늘 그리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풋풋하게 전달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