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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만난 한국사
김용만 지음 / 홀리데이북스(Holidaybooks) / 2021년 11월
평점 :
우리나라의 역사전체를 숲이라는 공간을 통해 설명하고 있는 책은 아마 유일하지 않을까 하다.
숲이라는 공간을 통해 생태라는 조건이 역사에 미치는 영향을 한국사 전체를
쉽게 설명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하다.
우리는 주로 정치사나 경제사를 기준으로 정치적 사건이나 경제적 사건에 의해 역사가 결정된다는 착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보이지 않는 외부 조건이 역사를 결정짓는데 많은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해서 환경결정론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환경이 역사를 결정짓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역사가 바뀌는데 결정적인 역할들을 한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어,
숲이 울창한 고려시대에는 마을 간 경계는 산을 기준으로 이루어졌다.
산에 숲이 울창할 수록 마을간의 이동은 어려워진다.
마을간의 이동이 어려워지면 각각의 마을은 독립성을 가지게 된다.
중앙에서 파견한 관리가 여러 마을을 한번에 관리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고려는 조선보다 지방분권적인 색채를 띠게 되었다.
그런데 조선이 고려보다 중앙집권적인 성격을 띨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무엇인가.
그것은 마을의 경계인 산에 있는 숲의 실종이다.
고려와 원의 전쟁으로 많은 숲이 황폐화되었기 때문이다.
숲이 황폐화되어 되면 마을의 경계 역할을 하였던 산의 역할은 형해화되어버리고 중앙의 영향력이 지방으로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
하나의 예만 들었지만,
역사를 구성하는 것이 단순히 인간의 정치, 경제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숲은 생태계이다.
인간도 생태계의 일부이기 때문에 숲이 존재하지 않으면 인간도 존재할 수 없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역사에서 숲의 흥망성쇠를 옅볼 수 있다.
숲이 성할 때는 국가도 성하였으며
숲이 쇠할 때는 국가도 쇠퇴하였다.
숲은 단순히 인간의 관상용 공간이 아니라 인간과 더불어 사회와 국가를 구성하는 구성체이다. 역사를 통해 우리가 숲에 대한 어떠한 인식을 가져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