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 정윤희 옮김 / 다연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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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한 번은 읽어야 할 명고전, 지금 읽기 아주 좋은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으로부터 얻을 치유의 기운이 벌써부터 느껴지는 듯합니다. 자연으로 가기조차 어려운 지금 딱 읽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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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로부터의 수기 열린책들 세계문학 121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계동준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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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모두 방구석에 처박힌 ‘나’와 같은 면모를 지니고 있다.


자신만은 그렇지 않다고 자신까지 속이며 사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1부는 도대체가 이해 불가였다. 철학적인 부분이 계속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통에 뭘 읽고 있는지조차 제대로 모른 채 읽기만 했다. 이대로 읽는 건 의미가 없다 싶어 역자 해설을 읽고, 2부를 읽는데 갑자기 재미있는 게 아닌가! 그 어렵던 말들이 이해가 되면서 ‘나’에게서 나를 보게 되었다. 우울하고, 외모에 자신 없고, 용기 없고, 악한 ‘나’는 다른 누구도 아닌, 지금 우리의 모습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 사람들에게서, 어느 장교에게서도 없는 사람 취급당하는 ‘나’는 흔히 보아 왔던, 누구나 한 번쯤은 그랬던 나와 다르지 않다.


나는 아름답고 숭고한 모든 것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33쪽


스스로 악하다면서 사랑을 운운한다. 인간이 원하는 건 결국 ‘사랑’이기 때문일까. 악한 자에게도 사랑은 그저 사랑 그 자체로 숭고하기 때문인가.


세계 고전 문학을 제대로 읽는 건 처음인데, 역량에 맞지 않게 훨씬 어려운 작품을 만난 것 같아 눈앞이 캄캄했다. 과연 끝까지 읽는 게 가능할까, 걱정이 대단했다. 많은 독자가 어렵다 해서 겁을 한 아름 집어먹은 상태였다. 하지만 1부를 거의 다 읽고, 2부를 읽고, 다시 1부로 돌아와 마무리하는데 읽기를 잘했다 싶었다. 언젠가는 읽어야 했다면, 그게 지금이라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인간은 체계들이나 추상적인 결론들을 편애하기 때문에, 자신의 논리를 정당화하기 위해 진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자신의 눈을 감아 버리거나 귀를 막아 버린다. -38쪽


나는 내 얼굴을 싫어했다. 나는 내 얼굴이 소름끼치게 생겼다고 생각했고, 심지어 얼굴에 비굴한 표정 같은 것이 있다고까지 의심했다. -71쪽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독서로 보냈다. 나는 내 안에서 끊임없이 끓어오르는 모든 것을 외부의 감각들로 잠재우기를 원했다. 외부의 감각들 중에서 내게 유일하게 가능했던 것은 독서였다. 독서는 물론 큰 도움을 주었다. 그것은 나를 흥분시켰고, 기쁘게 했으며, 괴롭혔다. 그러나 때때로 그것은 나를 대단히 지루하게 만들었다. -77~78쪽


한 문장, 한 문장 읽어 넘길 때마다 ‘내 이야기인가?’ 싶었다. ‘왜 자꾸 내 마음을 들킨 것 같지?’ 하는 의심의 눈초리로 불안한 심정을 숨기지 못하며 깊이 통감하고야 말았다. 인간관계의 어려움이나 육체의 건강, 마음의 무너짐이 찾아올 때 책으로 도망치는 버릇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책을 보면 상대와 눈을 마주치지 않아도 된다. 그러면 상대는 그 이상 다가오지 않는다. 그렇게 관계의 깊어짐을 선 그어 막으려 했었다. 소외를 거부하면서도 원하는 모습에서 인간의 모순됨이 여실히 드러난다. 인간만큼 모순된 동물이 존재할까.


나는 병든 인간이다……. 나는 악한 인간이다. 나는 호감을 주지 못하는 사람이다. -9쪽


가슴에 콱 박혀 씻기지 않을 첫 문장이지 싶다. 사람은 언제나 약해서 언제든 소외되기 쉽다. 가끔은 방구석에 처박힌 자처럼 어둡고 축축한 생각에 젖을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저항하고 반발만 해서는 살아갈 수 없다. 일정 부분 수용하고 받아들여 변화도 모색해야 함을 저자는 일깨워 주려 이 글을 썼던 게 아닐까. 비록 저자가 처해 있던 사회가 더 척박하고 처참했을지라도.


감히 추천하기가 조심스럽다. 아직도 어렵고 낯선 이 작품을 기꺼이 읽겠다면 말리지 않겠다. 지금 계절보다는 뽀얀 함박눈 내리는 계절에 읽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그랬다면 더 깊이 녹아들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추운 계절에 다시 한번 꺼내 읽고 싶어질 것 같다.




*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함께 읽는 시리즈 도서(함.시.도)로 증정받아 작성하는 서평입니다. 진심을 담은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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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의 신사
에이모 토울스 지음, 서창렬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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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는 사과나무와 함께일 때 가장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한 편의 시로 인해 메트로폴 호텔의 허름한 다락방에서 평생 지내게 된 알렉산드르 일리치 로스토스 백작. 누구든 선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백작은 자신이 처한 난감한 상황에서도 행복을 찾으려 한다. 어쩜 자신의 콧수염을 밀어버린 무자비한 인간에게도 화내지 않을 수 있는지. 성인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성품이다. 이런 사람을 미워하기가 더 어려울 것 같은데, 비숍(레플렙스키 지배인)은 한결같이 신사님을 눈엣가시처럼 여긴다. 빛이 있으니 어둠이 있는 건 당연한 이치인가.


읽는 내내 백작의 신사다운 면모가 어찌나 멋지고 좋은지 정신없이 푹 빠질 수밖에 없었다. 책표지도 신사님처럼 멋지고 고급스러워서 자꾸만 보게 됐다. 상징적인 그림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더 마음에 들었다. 700쪽 넘는 책이라 완독할 수 있을지 걱정 먼저 앞섰는데 일단 읽으면 순식간에 책장이 넘어갔다. 러시아의 시대적 배경과 많은 예술가가 등장할 땐 소설을 읽는 건지 역사 공부를 하는 건지 헷갈릴 정도였다. 그만큼 시대가 변화하는 모습을 현실적으로 잘 담아냈다고 할 수 있다.


“시대가 해야 할 일은 변화하는 것입니다. 할레키 씨. 그리고 신사가 해야 할 일은 시대와 함께 변화하는 것이지요.” -122쪽


신사님은 호텔을 벗어나지 않고 지내는 생활에 지쳐가던 어느 날, 스스로 모든 걸 정리한 채 생을 마감하려 한다. 어찌나 가슴 철렁하던지. 이때 그를 살릴 건 사과나무였다. 잡역부 아브람의 역할도 컸지만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 건 사과나무였다. 니즈니노브고로드. 신사님의 과거와 현재, 미래인 그곳. 어쩌면 이 광활하고 풍성한 이야기는 그곳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인지도 모르겠다. 죽음을 뒤로 하고 돌아온 신사님은 보야르스키 식당에서 웨이터로 근무하게 되면서 큰 전환점을 맞는다.


인간은 우리가 가능한 한 많은 상황에서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겪어보기 전에는 그 사람에 관한 견해를 보류하겠다는 확고한 결심이 필요한 존재인 것이다. -194~195쪽


괄괄한 것 같지만 세심하고 철저한 주방장 에밀, 따뜻하고 배려 깊은 지배인 안드레이, ‘대사’의 이름을 지어 준 절친 미시카, 화려하고 아름다운 여배우 안나, 예편한 적국 대령인 오시프, 처음으로 친구가 되어 준 꼬마 숙녀 니나, 그리고 니나가 데리고 온 세상 가장 소중한 소피야. 그 모두는 신사님의 소중한 사람들이다. 이들 덕분에 30년 세월 동안 호텔에 갇혀 지내면서도 신사님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잔뜩 새길 수 있었다. 사람은 곁에 있는 사람들로 인해 행복할 수도 불행할 수도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절절하게 느꼈다.


하루살이 같은 사랑을 하루살이 신세에서 면하게 해주는 것은 결국 우리의 애끓는 슬픔뿐이니까. -295쪽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후반부에 몰아쳐서 더 좋았던 작품이다. 요즘처럼 자유롭게 다니지 못할 때, 보고 싶은 사람들조차 제대로 볼 수 없는 이때 읽어 더 적격이었다. 신사님의 무한 긍정 에너지를 생생히 느끼고, 위로받고, 힐링하고 싶다면 단연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다. 한 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는 신사님의 매력 속으로 퐁당 빠져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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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털 도둑 - 아름다움과 집착, 그리고 세기의 자연사 도둑
커크 월리스 존슨 지음, 박선영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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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에 굴복당한 인간은 뭘 잃었는지도 모른 채 살아간다. 그 얼마나 비참한 인생인가. 여기, 그런 인생 하나를 끝까지 파헤치려 한 사람이 있다. 사라진 새의 행방을 찾기 위해, 인류가 잃은 소중한 것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한 이가 있다. 이 책은 커크 월리스 존슨이 실제 일어난 사건을 생생하게 담아낸 논픽션이다.


6월 23일 아침, 에드윈은 눈을 떴다. 만반의 준비를 끝낸 에드윈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142쪽


공교롭게도 11년 전 생일과 같은 날, 그리고 다음 날(6월 24일)에 걸쳐 이런 비극이 일어났다니. 혀가 절로 차졌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영영 모른 채 살았을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움에 눈멀고, 진짜가 아니면 의미 없단 욕구의 노예가 된 에드윈 리스트는 영국 트링박물관에 침입해 새 가죽 299점을 가방 하나에 쑤셔 넣어 달아난다.


스무 살의 에드윈에게 박물관의 새를 훔쳐야겠다는 생각은 여러 가지 이유로 점점 더 정당화됐다. 그 새들만 있으면, 플루티스트로서 야망도 실현하고, 타잉계에서 그동안 누리고 싶었던 지위도 누리고, 가족도 도울 수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새의 가치는 점점 높아질 것이므로 어떤 힘든 상황이 와도 자신을 지켜주는 든든한 보험이 될 것 같았다. -140쪽


스무 살, 꿈도 많고 하고픈 일도 많았다. 에드윈처럼 이루고픈 꿈도 있었고, 갖고 싶은 것도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돈이 궁하고, 뭔가가 되고 싶은 마음이 컸어도 분수에 맞지 않는 것까지 욕심내 훔친 적은 없다. 어느 면에서는 대단하다고 해야 하나. 남들은 생각만 했던 일을 실행에 옮긴 거니까. 그래도 범죄를 저질러 놓고 제대로 된 처벌도 받지 않은 건 엄연한 잘못이다. 그건 대단한 것도 뭣도 아니다. 그저 범죄일 뿐. 죄를 시인하는 일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비겁자에 지나지 않는다.


“저는 제가 도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생각할 때 도둑은 강가를 어슬렁거리다가 남의 주머니를 슬쩍하는 사람이죠. 다음 날, 다시 거기로 가서 또 다른 타깃을 찾고요. 아니면 남의 집에 몰래 들어가 물건을 훔쳐서 먹고살거나 혹은 학교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물건을 훔치는 사람들, 그런 사람이 도둑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그가 학교 텔레비전을 훔쳤던 일을 다시 한 번 말해주었다.

“저는 제가 도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는 도둑이 ‘아니에요.’ 그런 의미에서 보면요. 지갑이 떨어져 있어도 저는 가져가지 않을 겁니다. 지갑에 신분증이 들어 있으면 어디 찾아줄 만한 곳에 갖다줄 거라고요.” -297쪽


플루티스트가 되고 싶었던 청년이 어느 날 플라이를 보고 첫눈에 반한다. 아름다운 플라이를 직접 만들면서 진짜가 아니면 만족할 수 없어, 희귀 새의 깃털을 갖고자 인류의 재산을 훔치기에 이른다. 순순히 자백해놓고 유능한 변호사를 선임해 아스퍼거 증후군 판정을 받는다. 재판 결과는 집행유예 12개월. 이미 멸종됐고 곧 멸종될 새를 훔친 에드윈 리스트는 단 하루도 감옥에서 보내지 않았다. 누군가는 목숨을 다해 수집하고 지켜온 소중한 자연을 훔쳤음에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인간의 집착과 욕망으로 언젠가는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이 멸종할지도 모른다. 인류의 멸종 또한 머지않다는 걸 진정 모르는 걸까. 자연이 돌려줄지도 모르는 크나큰 재앙을 진정 모르는 걸까.


“그럼 대체 뭡니까? 그건 그냥 집착일 뿐이잖아요. 집착! 오리지널에 대한 집착. 하지만 빌어먹을 오리지널 따위는 세상에 없어요!” -267쪽


읽는 내내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어 경이로웠다. 앨프리드 러셀 월리스, 월터 로스차일드와 같은 학자들이 후대에 뭘 남기고자 했는지 이 책이 아니었다면 아마 평생 알지 못 했을 것이다. 《깃털도둑》은 커크 월리스 존슨의 수고와 집념의 결정체와도 같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뛰어들었다. 커크 월리스 존슨 역시 처음엔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표지에 있는 깃털의 선명하고 아름다운 색채에 사로잡혔던 걸까. 에드윈 리스트가 그러했듯이. 마지막 쪽을 다 읽고 나서 느꼈던 허탈감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지금도 누군가는 노리고 있을 것이다. 그 선명하고 아름다운 것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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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숨결
박상민 지음 / 아프로스미디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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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지금이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안온한 날들을 살아가다 보면 종종 이상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지금까지 살아온 전부가 꿈은 아닐까, 하는 망상 같은 느낌 말이다. 아주 행복한 한때를 누리고 있는 지금이 꿈이라고 한다면 어떨까. 이제껏 살아온, 사랑한 모든 것들이 꿈이었다면. 생각하기도 싫게 끔찍할 것 같다.

 

이 책을 덮고 나니 히가시노 게이고의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라는 작품이 떠올랐다. 독자가 판단하도록 하는 동일한 방식을 사용한 것이다. 새로운 시도는 좋다. 한국 미스터리도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구나 싶어 감탄하기도 했다. 허나, 많은 걸 담다 보니 뒷심이 부족했던 걸까. 숨 가쁘게 따라갔으나 명확한 진실은커녕 안갯속을 헤매다 결국,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안개 안에 갇힌 채 모든 게 끝난 것 같았다. 충격을 안겨준 동시에 허탈했다. 이런 끝을 알았더라면 읽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후회는 없지만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어째서 ‘논란의 결말’이 됐는지 실감한 순간이다.

 

외과 레지던트 현우는 안온한 삶을 추구해 왔다. 친부 죽음에 의문을 가진 환자 나리와 조우하기 전까지는. 처음부터 모녀의 갈등은 진했다. 벌레 보듯 엄마를 싫어하는 나리. 주치의인 현우에게 나리는 아버지의 죽음이 엄마 때문이라고 말한다. 나리 아버지 죽음에 대한 진실에 가까워질수록 모든 게 흐릿해져만 간다. 진실이라 믿고 있는 사실은 과연 진실이 맞는 걸까. 중반부가 조금 넘을 때까지는 진실 찾기에 몰두하다가 후반부에 이르러 붉은 공포가 들이닥친다. 이가라시 다카히사의 《리카》가 찾아온 줄. 어찌나 무섭던지. 몰아치는 후반부는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거 알아요? 저도 원래는 의사가 되고 싶었어요. 어릴 때 어떤 의사 선생님이 저보고 의사가 될 운명이라고 말씀해 주셨거든요. 저는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제가 의사가 될 거라고 믿었어요.” -401쪽

 

믿고자 하면 꿈도 현실이 될 수 있다. 사람은 믿고 싶은 대로 믿어 버리는 존재니까. 진실이든 아니든 결국엔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 믿으면 그게 곧 진실이 된다. 진정 무서운 일이다.

 

“진실이 항상 옳은 거라고 생각하세요? 천만의 말씀. 주변을 둘러봐요. 감당할 수 없는 진실을 알고 불행해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아요, 네? 당장 쌤도 고작 그놈의 진실 땜에 이 세상에서 사라지실 예정이구. 쯧쯧.” -403쪽

 

장마가 찾아온 시기에 읽기 딱 좋았다. 현직 의사가 써서 그런지 한국 의료계의 현실적인 모습이 단연 돋보였다. 의료진의 고충, 교수와의 관계, 환자와 의사의 관계, 동료 사이 등 사회 비판적인 모습도 생생히 담겨 있어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그랬기에 더 살갗에 와닿는 충격이었는지도 모른다. 저자의 차기작이 나온다면 다시 한번 믿고 읽어 보고 싶어질 것 같다.




* 이 작품은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의 피맛골잔혹사 카테고리로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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