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기에 빠진 세계사 - 전염병, 위생, 화장실, 목욕탕에 담긴 세계사와 문화 이야기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13
이영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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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름방학이 시작함과 동시에 산속으로 다녀온 여름휴가. 그 기간 동안 제가 먼저 읽었던 청소년인문 <변기에 빠진 세계사> 자음과 모음 출판사에서 나온 청소년 인문 시리즈 중의 한권으로 최근 들어 편안하고 재미있게 읽은 책 중의 하나랍니다.

학창시절에는 세계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던 이영숙 작가님. 하지만 대학생 때에 해외여행을 계기로 바깥 세상에 관심이 생기고, 교사로써 아이들을 가르치는 동안 세계사에 관심이 깊어져 다양한 세계사 책을 집필하셨다고 해요. ​

강연 중에 아이고, 어른이고 할 것 없이 똥오줌 얘기에 까르르 넘어가는 모습에 이 책의 집필을 마음에 담았고, 특히 학업에 지친 청소년에게 소소한 재미를 줄수 있는 세계사를 들려고 싶어 이 책을 쓰셨다고 머릿말에서 말씀하시네요. 

요즘 아이와 함께 세계사를 배워가는 엄마로써 제가 이 책을 함께 읽어보니 우리 아이도 청소년인문 같은 양서를 많이 읽으면서 바깥 세상에 대해 더 알아가고 깊이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청소년인문 <변기에 빠진 세계사>는 세계사책이지만 아이들이 읽기에 부담없는 책이랍니다. 질병, 의학, 위생 / 미용,생활,예술 / 산업, 경제 세 부분에 걸쳐 지저분한 내용들이지만 역사 속에서 보이는 다양한 사건들과 인물들의 행동들을 통한 짤막짤막한 에피소드 형식으로 실려 있어요. 그래서 공부하다가 머리 식힐 겸 펼쳐서 몇페이지 못 읽더라도 잠깐 덮어두었다가 다시 꺼내 읽기 괜찮답니다.

 

 


 

휴가 기간 중에 제가 다 읽고 덮어두었더니 아들래미가 틈틈히 꺼내 보더라구요. 그리고 다녀와서도 어느 순간 휘리릭 다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었다고 동생에게 열심히 설명해주었어요.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가 유래없는 팬데믹을 겪고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세계사책을 읽다보면 이런 상황이 전례 없는 상황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14세기 몽골군의 사체 투석으로 인해 시작되었다고 바라보고 있는 전염병인 흑사병(페스트). 페스트가 유럽 전역으로 퍼져나가며 중세 유럽에서는 다양한 활동이 행해지던 공중목욕탕이 문을 닫게 되었어요.

이러한 전염병은 페스트말고도 19세기 콜레라도 있었는데요. 콜레라의 유행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죽었지만, 반대로 콜레라 예방을 위해 상하수도 시설을 갖추고 위생에 신경을 쓰며 미생물학이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해요.

 


 

 

요즘도 목욕이라는 행위가 단순히 청결을 위해서만 행해지는 행동이 아닌 나라들이 있지요. 고대에는 목욕탕이 단순히 몸을 씻는 곳만이 아니라 종교행위가 행해지는 곳이었다고 해요. 그 외에도 중세 시대 역시 목욕탕은 위생, 미용만이 아닌 의료행위도 이루어지는 곳이었다고 하네요.


 

역사에 따라 씻는 모습은 변화해 왔지요. 고대에는 아무 문제 없이 잘 씻었으나, 중세에 들어서는 기독교식 금욕주의 및 페스트에 대한 두려움으로 드물어졌어요. 하지만 다시 18세기 중후반 온천 문화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고 해요. 신기하게도 영국의 Bath라는 지역이 이 온천으로 유명한 도시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베르사유 궁전 같은 커다란 성은 물론이거니와 일반 가정집에 화장실이 없었다고 해요. 한 군데에 모았다가 버렸다는데 하수도 시설이 작은 도로까지는 들어갈 수 없으니 밤에 바깥으로 던져 버렸다고 하더라구요. 심지어 겨울에는 사람 뿐만 아니라 가축들도 한데 집 안에서 뒹굴어서 위생 상태가 정말 안좋았다고 해요.

책을 읽으면서 눈살이 찌푸려지긴 하지만 내용이 재미있고 궁금해서 계속 읽게 되는 청소년 인문 <변기에 빠진 세계사>랍니다

 

 


 

지금이라면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지만.... 고대에는 염소의 배설물을 대머리 치료제, 자양 강장제로 사용하기도 했으며, 오줌을 구강세정제로 활용했다고 하네요. 오줌은 인류 최초의 비누이자 샴푸였고 주방세제였다고 하니 너무 어이없었어요. 그 당시 염색업자들도 오줌을 활용해 천의 질을 다듬고 부드럽게 했다고 하는데, 암모니아 성분이 옷을 표백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하니 이들 역시 과학적으로 알고 활용했겠거니 하는 생각에 대단하단 생각도 같이 들었네요.

 

 


 

 

배설물 이야기는 이것으로 끝이 아니네요. 파도파도 계속 나오는 똥오줌, 화장실 이야기 ㅋㅋㅋㅋ 정말 원초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이것이 전쟁으로까지 이어질 줄이야..... 아무도 생각 못했던 이야기일듯요!

바닷새의 배설물인 구아노(Guano)는 바닷새들이 막 배설한 똥이 굳으면서 그 위에 죽은 해조와 물고기, 새알 껍질들이 붙으면서 훌륭한 거름이 되요. 남미 원주민들은 이 사실을 이미 알고 농사에 활용하였고 그 양을 조절하였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19세기 초 에스파냐가 페루를 점령했던 이후에는 이 구아노를 수출하면서 페루는 엄청난 경제 성장을 이룩하게 되요. 페루는 한정된 구아노가 아닌 생산적인 수입원을 마련하고자 빚을 내어 사탕수수 농장에 투자했지만 가뭄으로 인해 망하게 되지요. 영국이 아타카마 사막 가운데에서 구아노 집적지를 발견하게 되고, 이곳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근접국이던 페루, 칠레, 볼리비아는 전쟁을 벌이게 되요. 새똥으로 인해 시작된 전쟁이라니..... 정말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초5 아들이 제일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라고 하면서 동생을 데리고 열변을 토하며 설명해주네요^^

 

 

 


 

 

청소년인문 <변기에 빠진 세계사>를 읽으면서 다 옛날 이야기이겠거니 생각했었는데요. 빌게이츠가 인분을 가지고 연단에 등장하여 화장실 환경 개선이 시급함을 널리 알렸다고 해요. 그 과정 안에서 태양광을 이용해 자가발전을 하거나, 화학 분해를 통해 배설물을 깨끗한 물이나 비료로 만들어 재활용할 수 있는 '자급자족형 화장실'을 소개했다고 하네요.

이 외에도 똥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에너지로 삼아 움직이는 버스나, 오줌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미생물 연료 전지 등 똥오줌이 무조건 더럽거나 쓸모없는 배설물이 아닌 귀중한 거름이자 자원이 될 수 있는 미래과학이야기도 담고 있답니다.

 

 


 

아들래미가 책을 재미있게 읽어서인지 궁금한 내용을 너튜브에서 좀 더 찾아보았어요. 아마도 지난번에 티비 교양프로그램에서 다루었던 내용이라 더 관심이 가는 내용이 전염병이나 위생 관련 내용이 아닌가 싶어요. 재미있고 다양한 내용의 교양서 - 자음과 모음 <청소년인문> 시리즈. 이번 여름방학 내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너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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