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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 나를 사랑하기로 결심했다 - 완벽해 보이지만 모든 것이 불안한 그녀의 인생 새로고침
숀다 라임스 지음, 이은선 옮김 / 부키 / 2018년 6월
평점 :
절판


숀다 라임스의 고백, 스스로를 '늙은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하는 부분이 재미있다.
우리도 거짓말을 하려고 하는것이 아니라 기억이 아름답게 혹은 더 아프게 기억되려고 하는게 있어서 거짓말 아닌 거짓말을 하는지도 모른다. 나 역시 기억력이 형편없기에 생각해본다. 나의 기억은 사실 그대로 기억하고 있는걸까?

어릴 적, 숀다 라임스는 거짓말하는 아이였지만 결국 지금의 숀다 라임스를 만든 건 다름 아닌 바로 그 '거짓말'이었다고 한다. 수녀들은 혼을 냈던 그 거짓말이 작가가 되는데 유용한 재능이었을 줄이야.
내 아이의 쓸데없어 보이는 행동들도 혹시 모두 재능인가 하는 생각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숀다 라임스는 가족들의 믿음 없이도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나는 숀다 라임스의 드라마를 본 적이 없지만 워낙 유명했던 미드였기에 제목은 알고 있었다. <그레이 아나토미> <스캔들>의 작가 겸 제작책임자, <범죄의 재구성>의 총괄 PD. <프린세스 다이어리 2> <도로시 댄드리지>의 각본을 쓴 숀다 라임스, 그 외에도 그녀의 이력을 보면 어마어마하다. 그런 숀다 라임스가 알고 보니 나와 같은 과의 사람(?)이었다니...

 

그랬던 숀다 라임스가 변하게 된 건, 큰언니 들로즈가 한 6마디 때문이었다.

 

너는 뭐든 좋다고 하는 법이 없지.

 

그녀의 표현대로 수류탄이 터졌다. 어느날 갑자기, 전혀 그럴 이유도 없던 그녀에게 수류탄이 터졌다.

모든 일도 다 잘되어 가고 있었고, 친구 지인도 주변에 많았고, 도무지 불행을 알 수 없다고 고백하는 숀다 라임스, 우리를 살아 있는 독특한 존재로 만들어주는 '반짝임'을 도둑 맞고 나서는 임시 휴업 상태가 되어버린 숀다 라임스.

최근의 나의 마음이었다. 이 책에게 끌렸던 이유는 이렇게 유명한 사람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나 보다. 역시 책은 그 누구보다도 큰 위로가 되는 벗이다. 나 역시 분명 힘든 과정들이 있기는 했지만 잘 해결해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숀다 라임스처럼 그런 마음이 되었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눈물만 자꾸 흐르는.. 숀다의 고백처럼 이 모든게 시작된 이유는 너무 편해진 생활이라는 그녀의 고백처럼 나 또한 그랬는지도 모른다. 적당히 포기하고, 적당히 거절하고, 적당히 맞춰서 편해진 내 삶, 내 생활에 지쳤는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지푸라기 라도 잡을 정신이 생겼다. 뭔가 달라져야겠단 생각도 하게 되었다. 방구석에 쳐박혀서 생각만 하고 꿈만 꾸는 몽상가 대신 실천주의자가 되어 보는거다.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지 말고 내가 살아야 할 이유를 찾기 위해서 지금 순간에 집중하여 행하여 본다고 생각하는 거다.

 여러분 가운데 일부는 자신의 꿈을 정확하게 알고 있을 겁니다.
또 다른 일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뭔지 전혀 알 수가 없어서 멍할 테고요.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몰라도 되거든요.
앞으로 계속 걸어가기만 하면 되거든요.
계속 뭔가를 하면서 다음 기회를 노리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 되거든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완벽한 직업이나 완벽한 삶과 맞아떨어지지 않아도 됩니다.
완벽한 것은 재미없고 꿈은 현실이 아니니까요. 그냥… 저지르세요.

다트머스 졸업식 축사의 한 부분인데, 이건... 나에게 하는 이야기였다. 흠칫! 놀랬다. "여행 가고 싶다"라고 생각했을 때 신랑은 "여행은 탁! 떠나는 거야!"라고 이야기했었다. 내가 "돈이 드는데 어떻게 탁! 하고 떠나!"라며 신랑에게 이야기했었는데, 숀다 라임스도 그렇게 이야기하다니.. 생각에만 머물러 있으면 되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행동으로 옮겨야 망하던 흥하던 하는 거였다. 안다. 알아. 머리는 안다.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게 나에겐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머리가 단순해져야겠다. 일단 저지르고 보는 성격으로 바꿔야겠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그게 아닌 거면 그때 가서 후회를 해야겠다.

 

완벽한 삶을 꿈꾸지 마라

 

워킹맘이었던 숀다 라임스가 우리에게 솔직하게 말하는 현실. '다 못 한다' 모든 걸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거짓말쟁이라고 이야기 해준다. 엉망진창인것만 같은 세상의 모든 워킹맘에게 해주는 조언이 마음에 와닿았다. 그렇지! 완벽해보이는 그녀도 집중하지 않는 일은 모두 엉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다고 고백할 수 있는 마음이 필요한거다.

 우리가 사는 이유.
우리가 살아있다고 느끼는 순간.
그리고 살아야 할 이유.

바로 '사랑' 이다.
우리가 잊고 있었을 뿐.

우리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그 이유는 바로 사랑이 없기 때문 아닐까?
세상살이가 너무 힘든데, 알아주는 사람이 없고,
누군가에게 위로 받고 싶은데, 위로 받지 못하고,
일이 너무 힘든데, 알아주는 사람이 없고,
그 사람을 잡고 싶은데, 그 사람의 사랑은 이미 없고,
내 아이를 보면서 내 안의 아이가 슬픈건, 어릴적 내 부모님의 사랑이 보이지 않고,
내 마음이 이렇다고 이야기 했는데,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나를 도와주는 사람이 없고,

숀라 라임스가 뚱뚱해진 이유?
먹는 시간이 행복했고, 뚱뚱해지는 것에 도전해서 성공적으로 살이 쪘다.

완벽해보이는 그녀가 숀다 라임스가 뚱뚱해지게 된 이유를 몇페이지에 걸쳐 써두었는데, 어쩌면 그렇게 구구절절 와 닿는지.

마음의 상처를 덮어버리는 마술 같은 비법
모든 감정들을 깊게 쑤셔넣고 먹는걸로 그 위를 덮어버리면 매끈해지는 마술같은 비법. 그 비법을  나 역시 알고 있었다.

주변에 마음의 상처에 예민해지는 그녀들이 많았다. 그런 그녀들을 보는 것이 유쾌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 비법을 사용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의 몸은 나도 싫다. 지금의 내 몸을 사랑할 수 없다면 나도 바뀌어야 한다. 이제 숀다 라임스와 같이 무감각해지기 싫다. 더이상 썩어가지 않을 것이다. 불편이와 불안이의 엉덩이를 걷어찰것 이다. 그 어떤 일에도 도전하지 않는 몽상가는 더이상 싫다.

 스웨그를 모두 끌어모아 자뻑으로 온몸을 도배할 수 있게 되기를...

 365일 예스는 나를 위한 도전에 '예스'란 뜻이다. "좋아! 도전"

 

타인의 거절할수 없는 부탁에도 내 마음이 좋지 않다면 거절해야 한다.
난감한 대화에 거절 못하는 나에게 그녀는 거절하는 법을 설명해준다. 자신도 그러했다면서!

칭찬에 굶주렸으나 칭찬을 받으면 몸둘바를 몰라하며 부끄러워 했던 나에게 칭찬 받는 법도 설명해준다.  자신도 그러했다면서!


다이어트가 필요한 나에게 그녀가 1년에 45kg 감량한 다이어트 비결도 알려준다. 무척이나 어렵다는 단서를 붙여서.

 도전은 용기다.
태양이다.
삶이다.

 

이제는 자뻑시간에 맞춰서 사는 숀다 라임스를 보며 나도 용기내 본다. "네가 성공하는데 유일한 장애물이 있다면 너의 착각뿐이다" 숀다 라임스의 아버지의 조언처럼 적어도 나의 착각이 나의 장애물이 되게 해서는 안되겠다.

 우리는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에 도전해야 한다.
- 엘리너 루스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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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소중했던 것들 (볕뉘 에디션)
이기주 지음 / 달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천천히 호흡하며 읽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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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소중했던 것들 (볕뉘 에디션)
이기주 지음 / 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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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 당신의 착함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먹이는 한 방!
무옌거 지음, 최인애 옮김 / 쌤앤파커스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착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무옌거​ 지음 /  최인얘 옮김

쌤앤파커스

당신의 착함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먹이는 한방!

이 문구에 마음이 끌려서 읽게 된 책!

하지만 읽고 나니 나의 착함을 이용한 사람들에게 먹이는 한방 보단 '내가 먹은 한방' 같은 느낌이 든 책이다.


 


어려서부터 들어왔던 "착하다"

어릴적엔 착하단 이야기가 마냥 좋았다.

난 착한사람이야. 착한사람으로 살아야지.

어릴적엔 다들 착하니깐 착한것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나니 이야기는 달라진다.

나도 마음이 이상해진다.

착한사람으로 보이고 싶지만 착한사람이고는 싶지 않다.



그대의 선량함에는 반드시 '가시'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선량함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P.5


1. 인생은 타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타협하고 물러설수록 당신이 숨 쉴 공간은 점점 더 줄어든다.

2. 스스로의 자리에 지나치게 낮게 둘 이유가 없다. 하기 싫은 일은 억지로 하지 말고 여태껏 참아왔다고 해서 계속 참지도 마라.

3. 다른 사람이 함부로 당신의 한계선을 넘도록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당신이 남에게 양보하고 맞춰주는 이유는 착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나약함을 인정하기 싫어서일 뿐이다. 남이 좋아하지도 않고, 고마워하지도 않는, 당신 자신이 할 수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은 '선행'은 당장 그만두도록 하자. P.9

내가 생각한 선행이 남에게도 선행이 느껴지지 않을수 있다. 잊지 말자!


 


선량함은 마음에서 나오며 하나의 선택이다.

남이 요구하는대로 무조건 들어주고 따르는 것은 겉보기엔 선량해보여도 절대 정상적인 행동이 아니다. P.38

 


진정한 선량함은 상대를 불편하게 하지 않으면서 상대가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전력을 다해 돕는 것이다.

그 어떤 사람도 자신의 '호의'나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도덕적 틀을 남에게 강요할 권리는 없다.

나 자신이나 남에게 이런 '착한 죄'를 짓지 않기 위해 늘 노력한다. P.39

착각하고 있었다. 나는 착한게 아니고 착한죄를 짓고 있었다.

 


인생의 길 중에는 누구나 가지 않을수 없는 길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젊은 시절의 굽은 길이다.

엎어지고, 넘어지고, 부딪쳐서 피가 흐르도록 머리가 깨져보지 않고서야 어떻게 뼈와 근육이 단단해지고, 성장할 수 있겠는가?" P.242


나의 사랑이 타인의 상처가 되지 않게 하라.
정말 사랑한다면
스스로 겪고,
느끼고,
고생하고,
눈물 흘리도록 두어라.

그것이야말로 그들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권리 중 하나다.

​그동안 내 오지랖이 부끄러워진다. 가족 그리고 친한 친구에게 했던 나의 오지랖, 그들이 내가 겪었던 고통을 겪지 않았으면 했던 나의 마음, 그래서 했던 조언들, 내가 뭐라고..

 


이해받지 못했다는 실망감과

뭐라 표현하기 힘든 상처가 있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자꾸 주변인을 끊임없이 판단하고, 질책하며, 원망한다.

온몸 가득 부정적 에너지를 방출하는 것이다.

결국 주변 사람들은 견디지 못하고 하나둘씩 떠나기 일쑤다. P.109

​내가 바란것은 '인정'과 '칭찬'뿐이었다. 나 역시 P처럼 나의 노고를 인정받고 칭찬받기만 한다면 얼마든지 가족을 위해 더욱 희생하고 노력할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역효과가 날수 밖에 없는 방법으로 선의를 표현하고 있었다. 다행인것은 책속의 P처럼 모두들 떠나는 끝을 가기전에 내가 먼저 이것이 문제라고 생각했고 이렇게 살면 안되겠구나 싶어 브레이크를 걸고 나를 찾다가 이 책을 만났다는 것이다.


 

나 자신을 새롭게 재건하는 방법 (타인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나 자신으로 거듭나는 방법)

1. 친밀한 대상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버리고 자기 자신을 긍정하고 의지하는 법을 배운다.

2. 시시때때로 자신이 가진 관성적 사고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스스로의 행동을 반성해본다.

3. 잊지말자. 뛰어난 사람이란 무의식 중에도 더욱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4. 오해와 몰이해는 어차피 감내해야 할 일상적 현사이다.

5.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말을 기억하자

6. 거절하는 법을 배우겠다고 나 자신과 약속하자.

7. 지나치게 오지랖을 펼치지도 말고, 남의 오지랖에 휩싸이지도 말자.

8.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남의 손을 빌리지 말고 스스로 하라. ​

더이상 남보다 나에게 집중해야 한다. 남이 나를 보는 눈을 의식하는 순간 나는 또 착한죄를 짓고 만다.
 



자존감에서 시작한다. 어려서는 어떻게든 엄마의 사랑을 받고 싶었으나 늘 채워지지 않았던 엄마의 사랑. 그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나는 늘 못난 아이로 느껴지게 하였다. 자존감이 낮으니 계속 칭찬을 받고 싶었고, 칭찬을 받아야만 내가 더 나은 사람처럼 느껴졌다. 주변의 칭찬을 받기 위해 착한사람이 될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진짜 착한사람이었던게 아니라 그저 착한사람이 되고 싶었던 나는 늘 마음의 고통이 늘 따랐다. 그로 인해 늘 아팠다. 그 이유를 알았다. 내가 나를 온전히 사랑하지 못해서. 이 책을 읽으면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다. 책의 제목처럼 "착하게 그러나 단호하게"하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의 나에겐 "착하게"는 내려놓고 "단호하게"를 해야 하는 단계이다.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내가 다 챙길수 없음도 안다. 특히 가족에 대한 나의 마음을 일단 내려놓으려 한다. 일단 나부터 추스리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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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시선집
류시화 지음 / 열림원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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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시선집

류시화 시인의 시는 책 좀 읽는다는 분들은 한편 이상은 아시지 않을까 싶다. 나도 류시화 시인의 시는 여러편 봤지만, 시집 한권을 제대로 정독해본적은 없었기에 이번 시선집의 소식에 반가웠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세 권의 시집에서 고른 시들을 한권으로 묶은 책이기에 모두 자식같은 시들중에서도 류시화 시인이 더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는 시들은 어떤거였을지 궁금했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라는 제목은 류시화 시인이 처음 낸 시집의 제목과 같다. 제목만으로도 마음이 찌릿해지는 느낌.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더욱 공감이 갈 제목이 아닐까 싶다. 시대별로 묶여져 있어서 인지 시기별로 류시화 시인의 생각을 들여다 볼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사랑이란 감정에 대해 이 시기엔 '이렇게 가슴 아프고 절절하게 사랑을 했구나' 싶었다가 어느 무렵엔 '예전의 사랑을 그리워하고 있구나' 싶었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5).jpg
 

이 시를 읽으면서 이효리 씨 블로그에서 봤던 글이 생각 났다.

모순 덩어리인 제 삶을 고백합니다. 로 시작했던 그 글에 참 공감 많이 갔었다. "유명하지만 조용히 살고 싶고, 조용히 살지만 잊혀지긴 싫죠"

내가 생각하는 것들에도 "그럼함에도 불구하고" "그런데"로 이어야 할 것 같은 것들이 많다.

류시화 시인의 "길 위에서의 생각"을 읽으면서도 너무 공감갔다. 이 시의 문장 한줄 한줄에서 '맞아! 내 인생의 어느 시점에선 이랬지'라며 고개를 끄덕거리게 되던 한줄 한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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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를 읽으면서 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여행길 나서는 자는 행복하여라" 라는 문구에서 여행을 훌쩍 떠나고 싶어져 버렸다. 나혼자 정해놓은 어른이란 기준에 맞춰 살기 위해 버거워진 삶의 무게를 견뎌오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요즘의 삶이 고단했지만 20대처럼 잠시 일시정지하고 여행을 떠날수도 없는 30대가 되어버렸기에 여행이란 건 나에겐 금지된 단어이자 사치스러운 단어였는데, "여행자를 위한 서시"를 읽는 순간 일시정지가 정지가 될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모두 내려놓고 떠나고 싶어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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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의 시간을 살고 있다보니 20대의 가슴이 아프고 절절하게 했던 사랑이 어땠는지 가물가물해져간다. 그의 말한마디에 모든 것을 얻은것 처럼 기뻤고, 그의 말한마디에 세상을 모두 잃은것 처럼 슬펐고, 사랑이 내 인생에 전부를 차지할 만큼 가슴 뜨거웠던 그 사랑이 이젠 가물가물해져간다. 류시화 시인의 "사랑의 기억이 흐려져 간다" 시처럼 나의 사랑도 흐려져 간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7).jpg


내가 했던 어떤 사랑의 기억 한조각에도 있다. 그에게 전화해놓고 아무말 안하고 그의 목소리만 듣던 그 순간. 그렇게 그의 목소리를 듣는것 만으로도 눈물이 나고, 마음에 위로가 되던 그 순간이 있었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2).jpg
 

바다는 슬프다.

상처가 나고, 아프고, 끝없이 눈물이 흐르는데..

어느 누구 하나쯤은 알아줬으면 하는데

아무도 몰라준다는 사실이 슬프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4).jpg

요즘 여기저기 붉게 노랗게 물든 단풍들을 보노라면 "예쁘다! 너무 예쁘다"라고 이야기하면서도 눈에선 눈물이 또로록 떨어진다. 그런 계절에 만난 류시화 시인의 시선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그의 인생 중간 중간을 들여다보는것 같은 느낌으로, 내 인생을 다시 되돌아보는 느낌으로, 한편 한편을 읽었다.


이문재 시인의 이야기처럼 독자 모두를 시인으로 탄생시키는 류시화 시인의 시,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시인이다. 다만 그것을 언제 그만두었는지는 각자에게 물어봐야 한다"라고 말한 어느 시인의 이야기처럼 내 삶에도 언젠가부터 시를 쓰지도, 시를 읽을 시간도 없이 살아가고 있었다. 잊혀지고 있었다. 그러다 만난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시선집을 읽고 나서는 그동안 그만두었던 시를 다시 쓰고 싶어졌다.



이 글은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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