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조 사코

옮긴이 이승선∙김종원∙정원식∙허은선∙최재봉∙송용창

발행일 2014년 6월 11일

판형 195×265

면수 232쪽

가격 22,000원

ISBN 978-89-5637-274-7 (07900)

분야 교양만화/사회·정치/역사

 

 

 

언론의 신뢰가 침몰한 한국,

우리는 사태의 본질을 폭로해줄 언론을 열망한다!

 

세계를 놀라게 한 최고의 르포르타주!

인간의 존엄을 시험하는 잔혹한 현장의 정밀 보고서!

 

프레시안, 시사IN,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SBS 현직 기자 6人 공동 번역

 

 

 

세계 뉴스 보도의 새로운 장을 연 만화 저널리스트 조 사코의 최고작

 

전 세계의 분쟁 지역을 찾아가 그곳의 일을 목도하고 취재하여 만화로 그려내는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조 사코. 그는 풍자적이고 폭로적인 만화를 통해 인간의 존엄을 시험하는 잔혹한 현장을 세계에 낱낱이 알림으로써 미국 도서출판 대상, 그해 최고의 그래픽노블에 주어지는 윌 아이스너 상, ‘진실을 말하는 기자들’에게 주는 리덴아워 상 등을 수상, ‘만화 저널리즘’이라는 새로운 언론 영역을 개척한 선구자이자 세계 최고의 만화가로 평가받고 있다.

 

2012년 미국에서 출간되어 이후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등지에서 번역 출간되었고, ‘2013 LA타임스 도서상’ 파이널리스트에 오르기도 한 『저널리즘』은 지난 10여 년간 『디테일즈』, 『뉴욕타임스 매거진』, 『타임』, 『하퍼스』, 『가디언』 등에 실린 사코의 단편 만화 기사 11편을 모아 6개의 챕터로 분류한 작품집으로, 진실 보도의 책무를 지닌 언론매체들이 종종 스쳐가거나 회피하는 세계 역사의 중요한 장면들이 담겨 있다. 「헤이그」편은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전범재판소에서 진행된 보스니아 내전의 전범 재판 과정을, 「팔레스타인」편은 헤브론과 가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을, 「코카서스」편은 러시아와의 분쟁 속에서 갈 곳을 잃은 체첸 난민들 이야기를, 「이라크」편은 미국 역사의 가장 어두운 부분이라 할 수 있는 포로 고문과 이라크에 파병된 미군들의 이야기를, 「이민」편은 아프리카의 가난과 전쟁, 폭정을 피해 유럽으로 건너가고자 하는 이들이 인구 40만의 지중해 섬나라 몰타로 몰려들면서 벌어지는 사태들을, 「인도」편은 인도의 빈곤 문제와 복잡한 카스트 제도의 실상을 담고 있다.

 

그가 무엇보다 주목하는 건 분쟁의 현장 한가운데에 있는 사람들의 실생활과 그들이 전하는 자신들의 이야기이다. 생존을 위협받고 인권을 유린당하면서도 어디에도 호소할 길이 없는 이들의 목소리와 그들을 그러한 조건 속에 밀어 넣거나 방치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담아,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얼마나 부조리하고 참혹한지 직면하게 한다. 여전히 뺏기고 당하고 있는 이들에 대한 일상적 무관심과 그들이 아닌 우리는 안전하다는 환상을 가차 없이 밀어버리는 이 최고의 컬렉션은 사코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는 국제 특파원임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저널리즘이란 무엇인지를 치열하게 묻고 정직하게 응답한 명작

 

『저널리즘』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저널리즘이란 무엇인지 묻고 그 물음에 응답하려는 조 사코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작품이다. 책의 「서문」과 부록에 수록된 「조 사코 인터뷰」를 보면 그가 저널리즘의 진실성에 다가간다는 것은 무엇인지를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고 행동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는 그림이라는 것이 결국엔 작가의 해석이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본질적으로 주관적인 매체임을 인정하고, 그렇다면 만화가 객관적 진실 보도가 핵심인 저널리즘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하는 물음을 정직하게 대면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만화 기사의 주관성을 스스럼없이 시인했듯, 그 물음에 대한 자신의 회의도 스스럼없이 털어놓는다. 객관성이란 무엇인가, 과연 기자에게 자신의 프레임을 완전히 제거한 객관적 보도라는 것이 가능한가, 단지 이쪽과 저쪽을 모두 보여주는 것으로 진실을 보도했다고 할 수 있는가. 사코의 응답은 반문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이에 대해 자신의 명백한 ‘주관’을 드러낸다.

 

만약 한쪽이 이런 말을 하고 다른 쪽이 저런 말을 했다고 할 때, 진실은 반드시 ‘그 중간 어디쯤’에 있어야만 하는 것인가? “내가 양쪽 모두를 화나게 했어. 나는 올바른 일을 하고 있는 게 틀림없어”라고 말하는 기자가 있다면 자기 자신을 속이는 것이고, 더 나아가 독자를 속이는 것이다. (……) 언론이 ‘그들이 말한 것과 그들이 본 것’에 대해 다루는 일인 만큼, ‘나 스스로가 본 것’에 대해서도 다뤄야 할 것이다. 기자는 동등한 시간이라는 미명하에 진실을 흐릴 것이 아니라,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게 무슨 일인지를 파헤쳐낸 뒤 전달해야 한다. (「서문」 중에서)

 

언론을 향한 신뢰가 무너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저널리즘에 대한 회의와 비판이 들끓고, 진실을 보도해줄 언론을 열망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현재의 우리에게 『저널리즘』은 그 자체로 중대한 물음인 동시에 엄중한 응답이 될 것이다.

 

이 책이 우리에게 무엇을 던져줄지는 이 책을 번역한 6명 기자들의 역자 후기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코카서스」 편을 번역한 『경향신문』의 정원식 기자는 “조 사코는 만화라는 말랑말랑한 형식으로 저널리즘의 사실성을 추구함으로써 전통적인 활자 매체에서 일하는 기자들로 하여금 저널리즘의 앞길을 고민하게 만든다. 새로운 사실을 찾는 데만 바빠 육하원칙으로는 포착할 수 없는 풍부한 디테일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겨우 원고지 10여 장 분량의 기사에 사실을 욱여넣는 것으로 진실을 전달할 소임을 다했다고 여기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진실을 전달할 만큼 충분히 현장에 밀착하고 있는가.”(91쪽)라고 했고, 「이민」 편을 번역한 『한겨레』의 최재봉 기자는 “사태의 핵심 당사자를 접촉하고 그들의 사연과 주장을 정확하고 깊이 있게 포착하는 것은 물론 사태가 미칠 파장을 더 큰 맥락에서 파악하고 나름의 대안 내지는 전망까지 제시하는 저널리스트로서의 능력에서는 같은 기자로서 배울 바가 많았다.”(180쪽)라고 했다. 저널리즘에 관한 숙고는 비단 저널리스트들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구체제의 언론으로부터 얻을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여기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이 책이 던지는 물음을 귀 기울여 듣게 될 것이다.

 

 

 

새로운 장르적 혁신으로 무장한 르포르타주

 

조 사코의 작품이 세계 각국의 호출을 받는 건 그의 르포가 대형 언론들도 포착하기 쉽지 않은 야만과 폭력의 현장 속 세부를 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만화라는 양식이 빚어내는 특유의 극적 효과로 정서와 현장성을 극대화시킴으로써 기존의 저널리즘보다 한층 더 강렬한 전달력을 성취했기 때문이다. 즉 생생한 현장 분위기는 방송 뉴스가 더 잘 전달할 수 있지만 시간의 제약을 받아 의도한 바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신문 기사는 시간 제약은 없으나 문자만으로 이루어져 있어 생생함은 떨어지는데, 사코의 만화 기사는 그 두 가지의 단점을 극복하여 감정과 메시지, 현장성 모두를 충분히 각인시키는 절묘한 양식의 저널리즘을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그림을 통해 세계 곳곳의 격동을 전달하는 행위 속에 이미, 기사를 쓰고 사진을 찍고 영상을 촬영하는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을 들여 더 가깝게 더 깊이 관찰할 수밖에 없는 필연이 내재하고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사코의 세밀하고도 날카로운 선(線)에는 바로 그러한 시간과 땀이 응축되어 있고, 그것을 가능하게 만든 건 결국 진실에 대한 지극하면서도 엄격한 시선과 태도일 것이다. 그의 보도가 단지 하나의 사실 이상의 것으로 다가와 독자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건 결국 그의 만화에 배어 있는 그러한 시선과 태도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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