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색을 가지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지 가끔 생각한다. 요즘들어 그런 생각을 열번에서 열두번 더하는 이유는 쓸데없이 인터넷을 뒤지고 다니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나와는 별 관계도 없는 예전같으면 전혀 '남'일 그 사람들의 사진과 글들을 모두 섭렵해 가면서 왜 내 인생의 주체인 나를 자꾸 낮추게 되고 우습게 보게되고 한심하게 생각하게 되는지 모르겠다. 아예 모르고 지나가면 속편할 것을. 그 사람을 알게되고 빠지게되고 결국에 하루에 한번을 꼭 봐야 할 정도가 되어버리면. 골치아파진다. 내가 그 사람을 생각하는것 처럼 그 사람도 날 생각해야만해.라던지 했으면 좋겠다.라는 어처구니 없는 경우에까지 빠지게 되어버리니까. 한 사람을 알아가고 이지경에 이르게되면 난 원래의 내 모습을 잃는다. 모든 사람이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아, 언젠가 SEX and the CITY에서 미란다가 한말이 생각난다. 왜 우리는 만나면 우리의 미래.일.생각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항상 우리의 남자얘기만을 하는거니!라던. 나 이외의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모르는 이유는. 아. 물론 서로간의 왕래는 인터넷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훨씬 더 자주 이루어지고 있지만. 서로에 대해 말그대로 까내보이는 것이 아닌. 둥글슬쩍. 미적지근. 얘기를 끝내버리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되면서.) 내 경우는 상대방이 어떤 색이냐에 따라 그 사람을 대하는 색이 달라지게 된다. 좋게 얘기하면 상대방 비위 잘 맞추고, 성격좋고, 정응력 구백단. 이겠지만. 막상 혼자 있는 시간에는. 과연 난 지금엔 무슨 색이 되어있어야 하는가. 하는 어처구니 없는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는 것이다. 아. 이색이지 싶으면서도. 정말 그럴까? 라는. 혹, 내 색은 투명해서 나조차도 볼 수 없는건 아닌지 싶기도 하다. 투명인간? 어딘가서 읽었는데. 투명인간은 남들이 자신을 보지 못한다는 외로움에 빠지게도 되지만. 자신의 각막도 투명하기때문에 자기 자신도 남을 보지 못한다고 했다. 혹, 나. 이렇게 나가다가는 구멍 뻥 뚤린 세상에 나 혼자 둥둥 떠다니며 와. 자유다. 라는 바보같으 짓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싶다.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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