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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홍세화 지음 / 창비 / 199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 를 처음 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때, 캐나다에 사는 고모집으로 놀러가서였다. 할 일이 없이 지루해있던 나는 탁자 위에 놓여있는 책을 집어들었고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그 뒤로 그에 대해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던 나는, 중학교에 입학해서 다시 그 책과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되었다.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 뿐만 아니라, 홍세화씨의 수필 세편을 모두 읽고, 정말 많은 것을 느낄수 있었다.
그 내용들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저자가 파리에서의 생활과 한국에서의 삶을 회고하는 장면과 프랑스 사람들과의 많은 인연들이었다. 일상속에서의 작은 행복도 느낄수 있었고 나 자신을 반성하는 기회도 될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낯선 이국 땅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휴식을 취할 틈도 없이 힘들게 택시운전을 하는 걸 생각하면, 편하게 앉아서 공부만 하면서도 주위환경에 만족할줄 모르고 게으름만 피웠던 내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게만 느껴졌다.
친구와 싸우고 부모님과의 관계가 삐걱거려 맘이 편치않을 때에도 이 책의 자그마한,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따스한 여러가지 일화들을 보면 다시금 정이 새록새록 피어나는 것만 같다.
또 이 글들을 통해 프랑스의 문화나 사회의 모습같은 것들도 알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어렴풋이 알고있던 것들에 끼어있던 안개가 맑게 개인듯 하다고나 할까.
언젠가 프랑스에 갈 일이 생기면 파리에서 택시를 타고 상젤리제 거리와 몽마르트 묘지, 그리고 한국인들이 살고있는 거리들을 꼭 둘러보고 싶다.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 를 읽으며 느꼈던 감정들을 직접 몸으로도 느껴보고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후에, 나 역시도 책을 한권 내보는것도 좋을듯 싶다. 아주 좋은 경험이 될테니까 말이다.
예전 어렸을때 처음 읽었을때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도 많았고 그저 단순히 재미로만 읽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훨씬 더 광대한 책의 깊이를 알아버린것만 같다.
언젠가 훗날, 다시 이 책을 읽을때면 지금과는 다른, 또 다른 감동을 느낄수 있을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날이 오면 아마도 나는 이 날을 추억하며 새로운 세상을 새로운 시각으로, 새롭게 바라보고 있지는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