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위한 별자리 심리학
주디스 베넷 지음, 신성림 옮김 / 이프북스(IFBOOKS)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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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SEX SIGN>이란 제목으로 읽었던 책이 작년에 다른 표지디자인으로 다시 발행된 것을 알았다. 내용이 많이 바뀌었을 것 같지는 않아서 사보지는 않았다가 다시 읽어볼 기회가 생겼다.  각 별 자리 앞부분에 위치해 있던 체크리스트가 카드 형태로 나와 따로 살펴볼 수 있게 된 점이 달라졌고, 체크리스트를 통해서 내 별자리를 짐작해보고 그 기준으로 찾은 그 별자리 사람들이 보이는 특성을 읽어보는 재미가 여전했다. 


사람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도구는 세상에 아주 많이 나와있다. 흔하게는, 과학적인 근거라고는 1도 없지만 사람들 사이에 많이 회자되는 혈액형 성격론부터, 객관적인 검사를 토대로 도출한 것이라고 얘기되는가 하면, 어차피 주관적인 선택에 의한 결과치를 내는 것이라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MBTI, 9가지 유형을 토대로 하여 점덤 더 설명의 내용이 늘어나고 있는 애니어그램 등을 활용해서 이 사람은 이러하다 저 사람은 저러하다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사주나 타로로도 사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고, 당연 별자리를 기준으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다. <여성을 위한 별자리 심리학>은 12개의 별자리 각각에 대해 그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을 여러 측면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한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점성학이나 사주의 설명 원리가 나름 논리적이라 생각하지만 논리적인 것이 곧 과학적 사실은 아니기 때문에 재미를 느끼는 데 비해 저런 기준으로 나온 사람에 대한 설명을 신뢰하지는 않는 편이다. 


하지만 여러 영역에서 이야기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들여다볼 구석이 있다고 여기며, 특히 오랫동안 다양한 사람을, 나름의 학문적 기준을 가지고 만나온 이가 자신의 또다른 지식을 엮어서 설명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에는 그만이 표현할 수 있는 인간의 다양한 측면을 같이 돌아볼 기회는 되기 때문에 흥미를 가지고 살펴보곤 하는 편이다. 


저자인 주디스 베넷은 사람이 단순하지 않은 존재라는 사실을 토대로 사람을 만나야 하는 직업인 심리치료사이고 점성학과 사람의 특성을 연결하여 풍부한 언어로 사람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성'을 위한 심리학이라는 제목에 걸맞게, 여성혐오가 만연한 세상에서 마음을 다독거려줄 언어가 필요한 여성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수많은 긍정의 언어로 표현된 다양한 여성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위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각 별자리의 특성을 따로따로 보다가 이 별자리 저 별자리 찾아보다 보면 유사한 언어표현이 반복해서 나와 결국엔 모든 별자리가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어쩌면 그런 느낌이 사람에 대한 설명에 더 가까운 진실을 담고 있기도 하다. 12가지의 특성 안에 다양하게 세분화한 설명기준들 중 어떤 시점, 어떤 상태의 '나'를 설명해준다는 것은 그만큼 인간의 마음이란 것이 아주 복잡다양하면서도 서로서로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많은 이들이 이상적인 사람의 상태를 상상해왔다. 공자와 맹자에게 그는 '군자'였고, 노자와 장자에게는 '도자'였으며, 플라톤에게는 '철인'이었고, 융에게는 '개성화된 인간'이 그였다. 이들 모두 다 '남성'이 스스로 갈고 닦고 성장했을 때 다다를 수 있는 '상태'였고, 여성은 그 범주 안에 들 수 없는 존재였다면, 주디스 베넷이 제시하는 '모든 별자리를 거쳐 완결된' '우주적 여성'은 어쩌면 여성들 각자가 '내 성장의 도달 지점'으로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상태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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