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했던 여름이 지나고
태재 지음 / 빌리버튼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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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쓴 글은 어렵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본다->봄, 열음->여름, 갈아입는다->가을, 겨우살아서->겨울 이 말에 반해버렸어요.
이것이 시인의 감성인가? 이런뜻이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어요.

 

시인들은 함축적으로 글을 써야하니까, 단어의 어원을 많이 알아야할 것 같고, 많이 알고있을 것 같았어요.

태재라는 필명은 남성적인데, 전업주부를 희망하며 작가를 부업으로 하고싶다고 하길래 여자인건가?(이런것도 편견인데) 했는데, 남자더라구요


20대에 벌써 책을 다섯권이나 쓴 시인

시는 어렵다고 생각하고, 해석을 교과서로 배워서(정해진 뜻풀이를 가르쳐주니까, 마치 독서를 많이해야한다고 강압하는것처럼) 더 멀리하기에,
시집을 돈주고 산적도, 앞으로도 사는일이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어요.

 

중간중간 끼워져있는 색지들에 짧은 글이 있는데, 시일까봐 긴장했다가, 시는 아니고 그냥 인스타에 올릴것같은 쉬운 글이었어요.

 

어느 국회의원인가가 맞춤법이랑 띄어쓰기를 잘못해서 쓰니까, 이외수 시인이 v표시를 해놓으면서 수정해놓은 것을 찍은 글을 봤는데,
표지와 소분류에 원고지모양의 그림이 있고, 그 위에 글이 있으니, 원고지는 시인의 감수성인가 싶고 ㅋㅋㅋ

 

학교다닐 때 원고지에 글을 쓰는게 (띄어쓰기를 틀릴까봐) 너무너무 부담스러웠는데,

시인들에게는 원고지라는것이 참 쉽고 편한거구나 이런생각도 들고(근데 원고지모양 포스트잇은 마냥예쁘고)
실제로 이 책에 있는 원고지모양에 있는 틀리기가 더 어려운 문장인데도 '글쓰는 사람은 멋있어!' 이러고 ㅋㅋㅋㅋㅋ

 

알바했던 이야기, 어릴적 이야기, 스프를 먹을 때 냄비에 끓인다고 하는 시시콜콜한 본인의 일상과 옛일을 편하게 이야기해요.
작가도 글쓸 때는 다른 사람들이랑 별로 다를게 없구나.. 일러스트를 하는게 취미인 사람의 에세이와 다를게 없구나를 느꼈어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서 결혼을 한다면)아내를 만들어 좋아하고, 싸우고, 다투면서도 더 좋아하는 마음때문에 먼저 사과하고 싶다는 귀여움과
시간을 들여서 시를 써서 책을 만들어주고싶다는 낭만.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 연인을 위한 음악을 만드는것처럼 시인만 할 수 있는 멋있는 선물

 

짧은 글들이라 금방 읽을 수 있지만, 그 와중에도 중간중간 색지가 있어서 하루에 딱 색지로 끊기는만큼만 봐도 책갈피 없어도 되니 보기편한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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