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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 단 한 번의 실수도 허락하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김현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 생각했던 의사, 간호사는 드라마에서 의사나 간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사람들처럼
사람들을 살리고싶다, 돌보고싶다는 마음으로
혹은 자신의 가족이나 주변사람들이 의료적인 도움을 받지못해 힘들었던 상황을 겪고나서 결심하게 되는거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오래전에 만났던 간호사동생은 그렇지 않았어요.
수술하면서 음식이야기하고, 뭐 -_-.. 좋지 않게 들릴만한 이야기도 아무렇지 않게해서 가깝게 지내고싶지 않아지더라구요.
자주보는 간호사들끼리의 약속은 소중한데, 제 약속은 틈새로 잡는다거나, 그런것도 있었구요
제가 봤던 대학병원의 의사나 간호사들도 그렇게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은적이 거의 없었기에 그렇게 좋게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이 책 제목의 소개와, 표지는 뭔가 마음을 끌어당기더라구요
외과 중환자실 간호사로 21년 2개월동안이나 있었고,
환자를 더 잘보살피고싶어서 대학원도 가고,
간호사의 삶을 글로 남기고싶어서 방통대 국어국문학과까지 졸업한 뼛속까지 간호사!
2015년 메르스때는 간호사의 편지로 중앙일보에 실렸었대요
<저승사자 물고 늘어지겠습니다. 내 환자에게는 메르스 못 오게>라는 제목이었다고하네요
그때당시 메르스관련글은 많이 찾아봤지만, 직접적으로 신문을 안봐서 잘 몰랐었어요
1장에는 평소의 간호사들의 이야기
2장은 메르스사태를 겪은 14일
3장은 간호사의 관점으로 본 환자들의 이야기
이렇게 나눠져있어요
3교대 근무를 하며, 병원 수익 창출을 위한 아이디어도 내고, 발표자료를 만들고, 근무시간이 끝나도 환자의 침대를 닦고
심폐소생술이 끝나고난 후 환자가 살아나도, 그 순간 분실된 응급 비품을 사비로 채워야하는 간호사
사소한 오해로 어떤 환자의 보호자가 간호사의 멱살을 끌고 나갔는데, 병원관계자들 모두 가만히 있고,
항변하는 저자에게도 침묵을 강요했던 병원의 모습을 보고, 후배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선배간호사가 되었대요
그래서 그동안 쌓였던것이 폭발하여 병원을 떠났다고하네요.
아무리 오랫동안 힘들게 버텨왔고, 사명감으로 일했어도, 그 사명감때문에 뛰쳐나올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ㅠㅠ
집이 가난해서 밀려있던 보험료를 내고 의료보험증을 만들기도 어려웠던 환경탓에,
작가가 꿈이었지만 간호사로 마음을 먹었고, 의료보험이 없어도 웬만한 치료를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고 ㅠㅠ
간호사 실기시험에서 침대에 바로 누워있는 환자를 옆으로 돌리라고하니,
옆에있는 베개나 노트, 볼펜은 건드리면 안될것같아서 그대로 두고, 환자의 몸만 옆으로 돌려서 떨어진 저자
베개 없이 누운 아이의 머리가 불편해보였고, 시험에 떨어졌대요
집에와서 그대로 해보니까 목이 뻣뻣해지고, 5분도 제대로 누워 있지 못할 저도로 불편해서,
집에 있는 모든 베개를 사용해서 직접 시험해봤대요.
책으로 배운것보다 직접 해보니 경험이 되어, 나의 기억대로 환자들에게 해주고, 그렇게해주고나면 환자들도 편안해했대요
그 이후 자세를 바꿔주는건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었고, 그렇게 진정한 간호사의 길을 걷게된 것 같아요
후배간호사가 대학교 동아리에서 친하게 지내던 다른 과 후배가 레지던트로 왔는데, 권위적으로 변하고,
반말까지해가면서 무례하게 구는 모습을 겪고나서 마냥 밝았던 간호사 후배가 해외로 떠나기도하고
우리나라랑은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고 하더라구요. 영어를 많이 쓰는 직종이다보니 환경이 더 좋은 외국이 더 낫다고..
메르스의 한복판에서 (첫번째감염자도 여기서 진료를 받았다고하네요)
코호트 격리를 겪었던 간호사중의 한명이 되면서 가족들과 생이별을 하기도했고, 방호복때문에도 힘들었고,
(세균을 없애기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을 한 내용들이 나와요)
메르스사태때는 두려워서 뒷걸음치려던 자신을 다독이려고 썼던 편지가 세상에 보여지고나서 많은 응원을 받고 힘을 낼 수 있었대요
간호사를 꿈으로 가지려는 사람들에게는 간호사란 무엇인가
이제 막 간호사가 된 사람들에게는 사명감을
그리고 지금 간호사인 사람들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줄 수 있는 책일 것 같아요